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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군부-협상파 갈등 중’


북한의 강경 군부와 협상파가 대남, 대외 노선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군부와 협상파 사이를 오가며 정책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최근 서울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서해 백령도 근처에서 해안포를 발사한데 이어 대청도 근처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은 지난 1일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남한 당국에게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북한이 대남 정책을 놓고 계속 엇박자를 내는 배경과 관련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에서 권력 갈등이 진행 중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서울 중앙일보의 국방전문기자인 김민석 기자입니다.

“권력투쟁이 협상파하고 군부하고 서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고 군부에서도 상당히 복잡하게 양상이 이뤄지고 있고” 지난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도 평양에서 대남 정책을 놓고 강온파 간에 모종의 갈등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평양에서는 군부와 협상파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군부는 남한과 미국을 상대하는데, 군사적 수단을 활용하자는 입장입니다. 반면 협상파는 군사적 위협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와 협상파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김민석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김정일 스스로가 중간에서 협상파가 남북경협이나 금강산 관광을 하자고 하면 옳다고 하고 또 군부가 남한을 협박해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옳다고 해서 오락가락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북한 군부의 움직임과 관련 눈에 띄는 것은 또 있습니다. 그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인 김명국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입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지난 달 18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명국 작전국장은 대장에서 상장으로 별이 하나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측통들은 김명국 국장이 지난해 11월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간 교전 패배의 책임을 지고 강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 군부에서는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습니다. 평양 방어사령관 출신인 이영호는 지난해 전격적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돼, 군부의 중심 인물로 등장 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서강대 교수는 이영호국장과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젊은 군부 인사들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 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군부에서 김정각과 이영호 총참모장을 축으로 해서 김정은 세력과 밀착이 되어서, 이번에는 선군정치 이념 하에 국방위원회가 중심이 되다 보니 군인들이 목소리가 높고 파워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측통들은 문제의 핵심은 북한 군부나 협상파가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지적합니다. 김 위원장의 정책 중심을 잡고 핵 문제와 남북관계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결심을 하지 못하고 군부와 협상파 사이에서 오락가락 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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