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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북 평화협정 등 요구 비핵화 진전 이후 가능'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외교장관은 오늘(11일) 북한의 평화협정과 제재 해제 요구에 대해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이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최근 중국과 북한 간 잇따른 접촉이 곧바로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들은 11일 회담을 갖고 북한이 최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평화협정과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일본의 오카다 가쓰야 외상과 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두 나라가 이 같은 공통된 인식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평가협정 교섭 제의와 대북 제재 해제 요구에 대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기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유 장관은 또 최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잇단 방중으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6자회담 조기 재개설에 대해,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금번 중국과 북한 간의 접촉이 곧바로 6자회담 재개로 이뤄질지 아직은 예단하기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접촉이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져서 6자회담 재개가 되고 조만간 북 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유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이번 북-중 간 접촉의 상세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 이를 기초로 '그랜드 바겐' 구상 등과 관련한 일본 등 관계 각국과의 양자 접촉을 더 긴밀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류우익 중국주재 한국대사도 10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 중국의 정치일정으로 볼 때 2월 춘절은 큰 명절이고 3월 초에는 전국인민대회와 정협대회라는 중요한 양회가 열리는데다 6자회담 관련국들 사이에 조율할 부분도 있기 때문에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고 답했었습니다.

한편 오카다 외상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올해로 1백년을 맞은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 일본 민주당 하토야마 내각의 첫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오카다 외상은 "1백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한국인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이 깊이 상처받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카다 외상은 이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합병당한 측의 아픔을 기억하고 피해자의 기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카다 외상은 "하토야마 내각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며 "과거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앞으로를 내다보고 진정으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라야마 담화는 지난 1995년 8월15일 열린 전후 50주년 종전기념일에서 당시 총리였던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태평양전쟁과 전쟁 이전에 행한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의 뜻을 표명한 담화입니다.

오카다 외상은 또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북 핵 관련 사안에서 두 나라가 긴밀한 공조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현 장관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북한 내부상황, 남북관계 현황 등을 설명했고 오카다 외상은 북한 미사일, 납치자 문제 등 북한과 관련한 일본의 주된 관심사를 언급하면서 두 나라가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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