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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김정일, 경제 살리려면 6자회담 복귀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에 있는 2.8 비날론 공장을 또다시 방문하는 등 경제 회생을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되살아 나려면 장마당을 살리는 한편 과감한 개방정책을 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또다시 함흥의 2.8비날론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장을 둘러보고 “비날론 공정을 정상화 할 것과 카바이드로 건설을 비롯한 능력 확장 공사를 힘있게 추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체코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내다 지난 2000년 초 한국으로 망명한 김태산 씨는 김 위원장이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부여주기 위해 비날론 공장을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인민생활을 자신이 돌본다는 식으로, 제스처를 한다는 식으로 2.8비날론 공장을 찾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경제 회생’을 강조한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1일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올해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경공업과 농업 발전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함경북도의 경제자유무역지대인 나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달 20일에는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했습니다. 이 시기에 관영 노동신문은 “이밥에 고깃국을 인민들에게 먹이지 못해 유감’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 경제가 되살아 나려면 내부적으로는 장마당을 활성화 하고 대외적으로는 외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북한의 경제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박사입니다.

장마당은 지난 15년 간 북한 경제의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능을 해왔는데 이를 하루아침에 금지한 것은 경제를 후퇴시키는 조치였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태산 씨도 장마당을 중심으로 간신히 돌아가던 북한 경제가 이번 화폐개혁으로 최악의 상태로 후퇴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약간은 안정 상태에 있는 경제마저도 퇴보시키고, 그나마 시장을 더욱 활발히 전개하면 좀 전망이 보이던 것마저 폐쇄시켜 최악의 경우로, 최악의 정책을 실시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탈북자인 김대성 고려북방경제연합회 회장은 북한 경제가 살아 나지 않는 것은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경제정책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일 내려가면 경제를 살려라 하면, 이벤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시골에 가서 물고기 길러서 잘 먹고 잘 살아라 하는데, 그 쪽 상황에 맞건 안 맞건 상관 안하고, 한번 시키고 오면 끝이예요. 명령이 내리고 오면 막 하느라고 하는데 집행이 안 되는 거에요”

과거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활동했던 김태산 씨도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가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행사’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2.8 비날론 공장을 현지 지도했으니까. 거기 도당 책임비서, 군당 비서는 공장 당 간부는 김정일 왔는데 생산이 안되고 비날론 솜이 한 그램도 없으면 자신들의 거취가 문제가 되니까, 지난 날에 생산된 비날론 솜을 같다가 쌓아놓고 사진을 찍는 흉내를 냈을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방문한 2.8 비날론 공장과 김책제철소 등 북한의 크고 작은 공장과 기업소들이 지난 20년 간 설비 교체를 못해 ‘고철더미’가 됐다고 말합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의 말입니다.

“중공업 같은 경우에는 정말 고철더미가 됐습니다. 강선제강소는 대규모 기업소인데 기업소를 보수하는 기업소가 내부에 또 있습니다. 이제 설비가 너무 낡고 갱신을 못해 가동률이 20-30% 밖에 안됩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해거드 박사는 북한이 외국 자본을 유치해 경제를 살리려면 6자회담에 복귀하는 등 핵 문제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 근거해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금처럼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고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한 북한 경제가 되살아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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