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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올해 식량 사정 대외 원조에 달려’


북한 정부가 최근 단행한 화폐개혁과 시장폐쇄 조치로 주민들의 식량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까지 북한 주민들이 먹을 곡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등의 원조 수준이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1월 말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시장을 폐쇄한 이후 식량 유통이 막혀 식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강도와 함경남북도 등 동북부 지방의 식량 사정이 특히 열악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주민들로서는 식량을 구매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지역적으로는 동북부 지역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동북부는 원래 식량 생산 농지가 많지 않은데다 최근 식량 이동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동북부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어렵고, 식량 가격도 그쪽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도 최근 소식지에서 북한 노동당의 실태조사 자료라며, 함경남도 단천시에서는 각 인민반마다 사망자가 하루에 1~2명씩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또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도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습니다.

권태진 박사는 화폐개혁 직후만 해도 상황이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옛 돈과 새 돈을 1백 대 1의 비율로 바꾸는 화폐개혁 이후 북한 당국이 노동자와 농민들의 급여를 종전과 비슷하게 지급해 구매력을 1백 배 가량 높여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폐 개혁 초기 20원 대였던 쌀 1kg 값이 2월 초 일부 지역에서는 1천 원 가까이 올라 임금 인상의 효과가 없어졌다는 설명입니다.

권 박사는 이후 당국이 시장 활동을 일부 허용했지만 일반 주민들이 식량을 구매하기는 여전히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시장에서 식량 거래를 어느 정도 허용을 한 듯이 보입니다. 그러면서 식량 가격이 조금 안정이 돼서 거의 4백원 대에 육박하고 있지만 그 가격도 굉장히 높은 가격이죠… 여전히 현재 한달 월급을 가지고 쌀을 사려면 10 kg 도 채 못 사는 셈이죠.”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스티븐 해거드 교수도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당국의 시장폐쇄로 상품 가격이 ‘초인플레이션’ (hyperinflation) 과 같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 것이 식량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의 화폐개혁은 1990년대 대기근 이후 당국이 취한 조치 중 가장 재앙적”이라며, “현재 북한 내 물가 급등 추이는 지난 2008년 세계적인 식량 가격 상승 당시 북한이 겪었던 물가 폭등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식량 가격이 2 배 정도 올랐지만 현재는 10 배 정도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또 북한 화폐의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소규모 무역상들이 북한 내로 식량을 들여오지 못하는 것도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따라서 올해 북한의 식량 상황이 수해 피해가 컸던 지난 2008년 보다 나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도 올해 가을까지 주민들이 먹을 곡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에서 화폐개혁의 부작용이 겹쳐 일반 주민들은 물론 취약계층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권 박사는 북한의 지난 해 가을 수확량과 올 여름 수확량을 합쳐 총 4백만 t으로 추산하면서, 이는 연간 소요량 5백20만 t에 못 미치는 것이어서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을 둘러싼 국제관계, 남북관계라든지 아니면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무엇인가 논의되지 않으면, 결국 6자회담 참여국가들이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에, 결국은 미국이 얼마큼 도와줄 것이냐,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남한이 얼마나 도와줄 것이냐가 결국 금년도 북한 식량 사정을 가늠하는 지렛대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이 식량난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당국이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미국이 중단된 식량 지원을 재개할 수 없고, 한국이나 유엔 세계식량계획이 식량을 전달할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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