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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목 급한 민둥산 서울 면적의 23배’


북한에서 나무를 시급히 심어야 할 민둥산이 서울 면적의 23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민둥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식량난에 처한 북한 주민들의 무단 개간이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시급하게 나무를 심어야 할 민둥산 면적이 북한 전체 면적의 11.3%인 1만3천8백78 제곱킬로미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서울의 23배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종화 교수는 9일 서울대 통일연구소 주최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산림녹화’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항공우주국 즉 NASA 의 지구관측 위성 ‘테라’와 ‘아쿠아’를 통해 얻은 영상정보를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은 상록침엽지역이 1만9천9백42 제곱킬로미터, 낙엽침엽 1만4백60 제곱킬로미터, 낙엽활엽 2만8천1백51 제곱킬로미터, 혼효림 1만7천7백84 제곱킬로미터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관목과 풀만 약간 있는 사실상의 민둥산이 북한 전체 면적의 11.3%인 1만3천8백78 제곱킬로미터나 관측돼 산림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이 같은 현상이 식량난과 연료난에 따른 주민들의 무단 개간과 연료 채취가 빚은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우리들이 봤던 황폐산지 중에서 개간산지라고 하는 것 이건 뭡니까, 배가 고프니까 산에 불질러가지고 지금 옥수수, 콩, 감자를 재배를 하는 지역이 한 3분의 2쯤 된다라는 그런 얘기고, 그래서 북한의 산림 문제는 어떻게 보게 되면 북한의 식량 문제하고 거의 일치되고 있다, 여기서 볼 수가 있습니다.”

박 교수는 특히 인구가 밀집된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 도시와 취락지 주변의 낮은 산림지역이 대부분 황폐화됐다고 밝혔습니다.

“황폐화된 산지의 분포인데 주로 4백 미터 이하의 저지대 그러니까 도시밀집 정주지역이나 농경지 배후지역이 특별히 많이 황폐화돼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박 교수는 또 이처럼 경사가 급한 산림지역을 논과 밭으로 개간할 경우 토양 유실과 산사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12도 이상의 급경사지에 분포한 논이 6백76제곱킬로미터, 밭이 6천92 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며 “이는 홍수와 산사태를 유발해 하류에 있는 농경지의 생산성까지 떨어뜨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와 함께 위성 영상을 통해 북한의 대표적 원림지대인 백두산 인근 개마고원과 백무고원 일대의 잎갈나무숲이 파괴되고 대규모 농경지로 개간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민둥산과 12도 이상의 급경사 경작지에 대한 산림복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한의 산림녹화 논의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문제”라며 “정부는 앞으로 남북대화가 본격화되면 북한 산림녹화를 우선 교류협력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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