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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대북 관광 실무회담 성과 없이 끝나


남북한은 오늘 (8일)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첫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선결과제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회담을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관광 재개가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은 8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1년7개월 만에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첫 당국간 대화를 가졌지만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회담 뒤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양측이 오전과 오후 한차례씩 모두 1시간46분 동안 회의를 진행했지만 관광 재개를 위한 한국 측의 3대 선결조건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남식 국장입니다.

"금강산 개성관광 관련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은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3대 조건이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였습니다, 북한 측이 기존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 입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호응치 않음에 따라 이번 회담을 종료하였습니다."

한국 측은 오전 10시 시작한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3대 선결과제가 관광 재개에 앞서 철저히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이를 위해 피격 사건 현장에 대한 당국자 방문과 남북 간 출입과 체류 합의서 보완, 그리고 공동관리위원회 설치 등 구체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한국 측의 세 가지 선결과제는 이미 해결됐다며 조속한 관광 재개를 주장했습니다. 북측은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이 사망한 데 대해선 유감을 표시했다고 한국 측 김남식 국장이 전했습니다.

북측은 진상규명과 관련해 '군사통제구역에 무단침입한 박 씨가 초병의 정지 요구에 불응하다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설명과 함께 '사건 당시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도해 간 것으로 충분하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또 지난 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재발방지책과 신변안전 보장 방안은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이번 회담에서 실무접촉 합의서안을 제시했습니다. 합의서안에는 개성과 금강산 관광을 각각 3월1일과 4월1일 재개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 측은 이번 회담에 별도의 합의서안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이번 회담은 3대 선결과제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국장은 추후 협상 일정과 관련해 북측이 오는 12일 다시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중요한 것은 3대 선결과제에 대한 북한의 진전된 자세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나와라,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취지를 얘기를 했고, 그래서 추후 일정은 그게 중요한 것이지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협의해 나가자,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한편 이번 회담은 성과는 없었지만 분위기는 실무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한국 측은 회의 시작에 앞서 고 박왕자 씨를 애도하는 묵념을 올렸습니다. 한국 대표단은 북한 대표단에게 묵념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측의 묵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한국 측 김남식 국장은 전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 회담을 먼저 요구해 이뤄진 것인 만큼 다소 유화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당초 북한은 관광 재개 관련 회담을 지난 달 26일과 27일 갖자고 먼저 제의했었고, 한국 측이 이를 2월8일로 수정 제안한 데 대해서도 북측이 수용해서 이번 회담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도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데 대해 한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내 강경파의 입김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최진욱 박사입니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랄까요, 그런 것이 상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지 않나, 특히 군부를 중심으로 한 그런 목소리가 강하게 나왔고 북한이 최근에 해안포 사격 같은 것도 그런 일환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북측이 관광 재개에 대해 한국 측이 소극적이라고 판단하고 앞으로의 협상을 위해 이번 회담에서 의도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현지 군사통제구역 안에서 북한 군 초병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직후 한국 정부의 결정에 의해 중단됐습니다.

개성관광은 2008년 12월1일 북한이 남북간 육로통행제한 등을 담은 이른바 12.1 조치를 시행할 당시 북측이 함께 중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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