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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도 사치품 수출 계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북 사치품 수출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미국 의회 산하 초당파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중국과 북한 관계’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일부 제재는 이행하고 있지만, 이중적 목적의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에는 소극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은 사치품의 북한 수출 금지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를 작성한 딕 낸토 의회조사국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 금지 조치를 시작한 이후 지난 해 말까지 중국의 대북 사치품 수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오히려 중국의 대북 사치품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009년의 경우 월 평균 1천1백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중 중국의 전체 대북 수출은 매월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정도였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되는 사치품에는 철갑상어알과 바닷가재 등 고급 식료품, 양주, 담배, 가죽제품, 고급 의류, 컴퓨터, 비디오, 텔레비전, 자동차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12월 달에 중국으로부터 사치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음을 주목했습니다. 2008년 12월의 경우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사치품 총액은 5천만 달러를 넘었으며, 이 가운데 특히 가죽제품 수입이 1천6백만 달러를 넘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낸토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아 노동당이나 군부의 핵심 요원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12월에 사치품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이나 군부의 핵심 요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을 통제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 내 체제 안정을 바라기 때문인 것으로 낸토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핵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미국 등과는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큰 우려는 북한의 불안정과 그로 인해 탈북자가 대량으로 중국으로 몰려드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현실적으로 사치품 수출을 통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도매나 소매 시장에서 다양한 물품을 구입하는 북한 무역업자들이 공개 시장에서 구입하는 사치품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사치품 보다는 안보 관련 물자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낸토 연구원은 앞으로도 중국의 대북 사치품 수출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가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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