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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00% 인플레, 화폐개혁 실패’


북한에서 쌀값이 두 배 이상 뛰는 등 물가가 폭등하고 있어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런 증언은 북한에서 남북 합작사업을 하는 기업인이 밝힌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쌀값을 비롯한 물가가 연일 올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화자동차의 박상권 사장이 밝혔습니다. 남포에서 10년 넘게 남북 합작기업인 평화자동차를 운영하고 있는 박상권 사장은 최근 일본 `NHK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심각한 물가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물건들이 좀 부족해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쌀값을 비롯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박상권 사장의 증언은 한국 내 대북 단체들이 전하는 내용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소식지를 통해 “북한의 쌀값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 이달 중순 킬로그램당 2백40원이었던 쌀값이 6백50원으로 3배 가깝게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박상권 사장은 또 환율이 오르는 등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율 상승이 12월에 비해 2~3배 높아진 것으로 봐서는 쌀값도 그만큼 올랐으니까, 현재로서는 인민들 생활이 어려워 보인다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북한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화폐개혁 직후 환율은 1달러당 35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월 초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은 1달러당 96.9원으로 교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돈의 가치가 한 달 사이에 3분의 1이상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박사는 물가와 환율이 폭등하는 것은 화폐개혁을 할 때부터 ‘예고된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해거드 박사는 북한이 지난 해 11월 화폐개혁을 실시할 때 ‘모순적 조치’를 취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근로자를 우대한다’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주고, 장마당을 금지시켰는데 이 것이 물가난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우선 시장에 나와있는 물건은 한정돼 있는데 근로자들에게 돈을 많이 풀어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장마당 상인들도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아 물건 값은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해거드 박사는 말했습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가 탈북해 현재 워싱턴의 미국북한인권위윈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는 북한 주민들이 살인적인 물가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화폐개혁이 완전 실패했다” 고 말했습니다.

“실제 쌀1킬로가 2백원 됐다면 구화폐로 환산하면 2만원이라는 뜻이거든요. 2만원이라면, 한 두 달 전에는 쌀값이 3천원 정도였거든요. 그러면 인플레가 6백%라는 얘기인데, 그야말로 살인적이죠. 완전한 실패이고, 북한 말로 후과가 굉장히 엄중할 것 같습니다.”

한편 박상권 사장은 ‘NHK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연말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와 관련된 노래가 유행했다며, 주민들도 후계자가 나오길 바라는 의미에서 노래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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