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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6자회담 재개 놓고 평행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과 북한, 양측의 입장 차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우선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6자회담 복귀 전에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서, 이대로라면 회담의 조속한 재개가 어려워 보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먼저 살펴볼까요?

답) 미국은 지난 해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평양 방문 당시 북한에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인데요. 북한이 6자회담에 우선 복귀해야 하며, 회담이 재개되면 그 안에서 비핵화와 함께 관계 개선과 평화협정, 경제 지원 등을 포괄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최근 발언을 들어보시죠.

현 단계에서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는 6자회담 복귀이며, 그 안에서 양자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 하지만 북한은 제재가 먼저 해제돼야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과 다른 당사국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한 뒤에야 이뤄질 수 있는 조치를,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셈인데요. 북한은 최근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회담을 파탄시킨 원인이 어떤 방법으로든 해소돼야 하며, 제재 속에서는 회담에 복귀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6 PARTY KSK 1/26 ACT 2 > “우리가 제재모자를 쓴 채로 6자회담에 나간다면 그 회담은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평등한 회담이 아니라 피고와 판사의 회담이 되고 만다. 이것은 우리의 자존심이 절대로 허락치 않는다.”

북한은 이밖에 6자회담 당사국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비핵화 과정을 진전시키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먼저 시작할 것도 제안하고 있는데요,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과 18일 두 차례나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요?

답)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때까지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도 6자회담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이고요.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계속 설득하겠지만,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결정된 제재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분명히 했습니다.

문)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셈인데요. 하지만 지난 달까지만 해도 미-북 양자대화에 이어 6자회담이 조만간 개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고. 또 최근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음 달 중순 경에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답) 미국과 북한의 입장에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비해서는 비핵화 대화에 가까워 진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기는 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지를 밝힌 점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평화협정 문제에 있어서도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운신의 폭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문)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에서도 회담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다른 당사국들과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모습인데요.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한 데 이어, 다음 주에는 커트 캠벨 차관보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서 북 핵 문제 등을 논의합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4월과 5월 핵 비확산 관련 국제회의를 앞두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당사국들의 외교적 노력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한데요.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의 다음 달 중순 6자회담 기대 발언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일, 북한의 입장에 아직 변화가 없지만 미국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과연 어떻게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답) 6자회담 당사국들은 과거에도 교착상태에 빠진 회담을 재개시키기 위해 외교적 해법을 여러 차례 마련했었습니다. 한 가지 예로, 과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내 북한 자금이 동결됐을 때는, 미국이 자국의 대북 제재는 유지하면서도 동결된 자금이 북한에 돌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했었습니다.

현재도 미국과 북한이 해법을 찾기 위한 추가 양자대화를 갖거나, 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이어 6자회담 재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제재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해야만 해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상황인데요. 당사국들이 과연 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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