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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방한계선 북측 지역에 포 사격


북한이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부근 북방한계선 NLL 2곳을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지 이틀만인 오늘(27일), 금지구역의 자기 측 지역에 최대 90발 가량의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군도 한 차례 경고사격을 가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NLL을 향해 해안포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따라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북한에 경고 전통문을 보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원태제 대변인입니다.

"북한의 위협적인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이러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아울러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자기 측 수역에서의 연례적인 포 실탄 사격훈련"이라며 " 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포 사격을 둘러싼 남북한 움직임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북한이 오늘 두 차례 해안포 사격을 가했는데, 자세한 경위를 전해주시죠.

답) 네, 북한은 지난 25일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 인근 자기 측 지역에 오늘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걸쳐서 90발 가량의 해안포를 쐈다고 한국의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군이 오늘 오전 9시5분부터 10시16분까지 해안포 30여발을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NLL 해상으로 발사했다"며 "탄착지점은 북측이 선포한 항행금지구역 내 북측 해상 1.5마일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후 3시25분부터 백령도 인근 지점에 수십발의 해안포를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포 사격 당시 이 지역에서 관측된 물기둥 수로 미뤄 최소 60발에서 최대 90발 이상 발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한국 군의 대응은 없었습니까?

답) 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NLL 이북 지역에 탄착지점이 형성돼 오전 9시35분부터 세 차례 사격을 중단하라고 경고통신을 했고, 북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한국 군도 허공을 향해 경고사격을 가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포 사격 당시 해상에 조업 중인 어선은 없었으며, 서해 5도를 오가는 여객선들도 정상운행에 지장을 받진 않았습니다.

)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긴박했을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현재 인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보고를 받고 정정길 대통령 실장에게 긴급안보대책회의 소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 실장 주재로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그리고 관계 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대책회의를 가졌습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포 사격을 명백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엄중하되 차분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현재 국방부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초기대응반을 가동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김중련 합참차장은 일본에 체류 중인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관련 사항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번 사태 직후 남북 군 당국이 상대방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죠?

답)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오늘 오후 1시 27분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류제승 육군소장 명의로 장성급 회담 북측 단장에게 경고 전통문을 보냈습니다. 전통문은 "북측이 지난 25일 서해상 한국 측 해역에 항행금지와 사격 구역을 설정한 것은 명백히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무시한 중대한 도발행위"라며 "이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오늘 오전 서해 해상에서 연례적인 포 실탄 사격훈련을 진행했다"며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총참모부는 특히 "북측 수역에서 진행하는 훈련에 대해선 그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며 "서해 해상에는 오직 북한이 인정하는 해상 군사분계선만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번 사태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남북 당국간 접촉 등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답) 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이번 행동이 강온 양면전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습니다. 실제 북한은 오늘 NLL에 포 사격을 가하면서도 한국 측과의 해사 업무는 여느 때와 다름이 없이 진행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북측은 오늘 오전에 있었던 해사당국 간 통신에서 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계획을 통보해 오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관련 업무를 진행을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하지만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남북 당국간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오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세미나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북한이 강온 양면전술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 강경 쪽 행동의 정도가 조금씩 세지고 있는 느낌인데요. 북한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행위의 정당성과 한국 정부의 부당함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전술적 의도를 갖고 앞으로도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차두현 박사입니다.

"군사적 문제를 풀어보자는 문제들 자체도 결국은 북한이 하고 있는 정당한 행위에 대해서 한국이 계속적으로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취하는 것이고 어차피 이것은 자기네 영역 안에서 군사훈련 기간 중에 이뤄진 적법한 것이라는 계속적인 인상을 부각시키려 하겠죠."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 국면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시위를 통해서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에 평화협정의 시급성을 부각시키고 이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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