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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보궐선거 패배...오바마 의료개혁안 위기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 운용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 언론들은 19일 실시된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스콧 브라운 후보가 당선된 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있는데요, 미국 50개 주, 1백 명의 상원의원 중 1명의 소속이 바뀐 것 뿐인데 왜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겁니까?

답) 우선 미국의 의회제도에 대해서 잠깐 말씀 드리면요. 상원과 하원 양원제로 이뤄졌고요, 하원은 각 주의 의원 수가 그 주의 인구와 비례해서 제 각각이지만, 상원은 50개 각 주에서 2명씩 모두 1백 명으로 구성됐죠.

이번 선거는 그 중 매사츠세츠 주의 보궐선거인데요. 지난 해 사망한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의 의원직을 승계할 새 상원의원을 선출한 것입니다. 공화당 스콧 브라운 후보의 승리는 민주당으로서는 굉장히 뼈 아픈 패배인데요. 우선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였던, 이른바 '민주당 텃밭'에서 공화당에 의석을 내줬다는 점이 있고요. 더욱 심각한 것은 브라운 후보의 당선으로 공화당이 상원에서 41석을 확보하게 됐다는 겁니다.

) 41이라는 숫자가 왜 중요합니까?

답) 네. 미국 상원에는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요. '필리버스터'라고 합니다. 개별 의원의 의사발언 시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계속 발언을 하면서 투표를 지연시키는 것인데요. 1957년에 한 의원은 꼬박 24시간 동안 내리 연설을 한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당이 60석을 확보하면 이런 의사진행 방해 자체를 막을 수가 있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선거 전까지 같은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포함해 정확히 60석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화당에 한 석을 내 주면서 59석이 됐고요, 공화당은 41석으로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따라서 민주당의 상원 내 추진력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겁니다.

)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법안에 초점이 맞춰지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대표적인 개혁법안인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법안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은 앞서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개별 법안을 마련했고, 이제 상하 양원의 의견을 조율하는 작업이 남아있는데요. 상원에서 공화당에 중요한 의석을 내주면서, 의사진행이 쉽지 않게 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미 중요 법안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모습이지만, 최악의 경우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전 주말에 매사츠세츠 주까지 가서 지원유세를 펴기도 했지만, 결국 공화당에 의석을 내주고 말았군요?

답)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에 정치적인 위기에 직면한 셈인데요. 민주당 차원에서도 이번에 텃밭인 지역에서 예상 외로 패하면서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가면서 민주당에서는 앞으로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더욱 더 조심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 그런데, 이번 선거와 관련해서는 브라운 당선자의 특이한 개인적 이력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변호사 출신이고, 정치인으로도 성공했지만 성장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죠?

답) 그렇습니다. 올해 50살인 브라운 당선자는 한 살 때 부모가 이혼했고 양부모 모두 몇 차례나 이혼과 재혼을 거듭했습니다. 이 때문에 할머니와 이모, 고모 등 친척들의 집을 전전하면서 가난하게 자랐는데요. 20대 초반 법과대학에 다닐 때는 학비를 벌기 위해 여성 잡지에 상반신 누드모델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가족법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쌓았고, 주 의회 상원을 거쳐 이번에 연방 상원의원에까지 올랐습니다.

) 브라운 당선자가 어린시절 상점에서 물건을 훔쳤다가 판사의 징벌 덕분에 개과천선했다는 일화도 있던데요.

답) 네, 12살 때 음반을 훔쳤다가 판사 앞에 섰을 때, 판사가 '네가 감옥에서 농구하는 모습을 형제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를 1500자 수필로 써보라는 징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수필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반성하고 깨달아 무사히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했고, 또 법과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브라운 당선자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을 담당했던 판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아웃트로: 19일 실시된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과가 앞으로 미국 국내정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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