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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문가 ‘요트 경기 통한 북한과의 교류 희망’


국제요트연맹은 요트 경기를 통한 북한과의 교류와 친선을 바라고 있다고 연맹의 한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호주인으로 국제요트연맹의 경기 심판관인 마크 프라이크 씨는 지난 해 6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 요트 선수들을 지도하고 돌아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프라이크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프라이크 심판관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세일링, 그러니까 요트 경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네, 요트 경기는 돛대에 돛을 단 작은 배에 1명 또는 1명 이상이 타고서 속력을 겨루는 해상 운동경기입니다. 경기는 배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요, 레이저, 옵티미스트, 윈드서핑 등 다양합니다. 윈드서핑은 1명, 그리고 10살~14살 주니어급인 옵티미스트도 한 명이 겨루는 경기입니다. 그 다음 420급, 470급 요트는 여자 또는 남자 각각 2명이 타고 하는 경기이며, 쌍동선을 일컫는 카타마란 (catamaran)은 남녀 또는 남자, 여자 각각 2명이 참가하는 것입니다.

문) 요트 경기는 전통적으로 어떤 나라가 강한가요?

답)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중국과 싱가포르이고, 그 다음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필리핀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국가대표팀을 위해 다른 나라에서 최고의 코치를 영입하기도 합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요트 경기의 급과 배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번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호주가,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그리스가 가장 많은 메달을 땄죠. 일반적으로 유럽, 호주, 뉴질랜드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고, 미국도 일부 급에서는 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지난 해에 북한을 방문해 북한 선수들을 가르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가 언제였습니까?

답) 지난 해 6월 무렵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한 요트 경기 행사에서 북한 측 체육 대표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우리를 초청하고 싶어했습니다. 이후 북한 정부의 공식 초청이 있어서 가게 됐는데요, 북한 방문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닷새 동안 평양에 머물면서 약 30 명의 요트 선수들에게 경기관리 (race management)와 경기규칙 등에 관한 세미나를 해 주었고, 하루 반 정도는 주최 측이 준비한 평양관광에 참가했습니다.

문) 요트는 부유층의 운동이라는 인상이 강한데요, 북한에서도 요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답) 요트는 절대 부자들만의 운동경기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트 경기하면 아메리칸컵 경기대회를 시청하는데, 여기에는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요트들이 출전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중간 가격대와 작은 규모의 요트 경기에 간여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요트의 경우는 몇 백 달러 하는 것도 있습니다. 가격 그리고 신,구형과 상관 없이 출전해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아주 공평합니다. 또 많은 나라들의 경우 연맹이 많은 배를 소유하고 있어서, 선수들은 다른 사람이 소유한 배를 이용해 경주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연맹이 작은 노젓는 배 (dinghy)나 420급, 레이저급, 또는 옵티미스트(Optimist)급을 보유하고 있어, 선수들은 이 것들을 이용합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요트의 상당 수가 아주 오래된 것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경쟁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문) 북한이 국제 요트경기에 참가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북한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수준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답) 다른 나라에서 요트경기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에 아주 관심을 갖고 경청했습니다. 경기관리라는 것은 북한 선수들에게 생소한 것으로 보였는데요, 하지만 경기규칙에 대한 지식은 상당했습니다. 규칙 가운데 제가 약간 낯설고 이상한 규칙을 말하면 반응이 바로 왔습니다. 그래서 통역을 맡은 사람이 제대로 된 통역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었죠. 지난 번에는 평양에서만 교육을 했었는데, 다시 가게 되면 북한 해안가의 세일링 클럽 같은 데서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 운동 경기를 통한 국제관계 개선에 남다른 신념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요?

답) 운동은 정치가 개입되지 않는 몇 안 되는 영역입니다. 요트 경기든 축구경기든 운동은 이념과 사상을 넘어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만나고 연대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 모두는 깨끗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보람되고 흥미로운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측면에서 같습니다. 어디에 살든지 삶에서 비슷한 열망이 있는 것이죠. 저는 아시아 전역을 다니면서 우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깨달았습니다.

4년 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 게임에 1백28 명을 데리고 출전한 경험이 있는데요, 13개 아시아 참가국들이 물에서 요트 경기를 펼치며 아주 멋지게 융합했고, 서로를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보기에 너무나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문) 올해 북한에 다시 가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답) 북한의 초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갈 것입니다. 문화와 운동 경기 교류 등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호주의 마이클 존슨 연방 하원의원이 오는 4월께 방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함께 갈 의사가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또 오는 3월에 아시아 요트경기 챔피언쉽이 중국 광조우 산웨이에서 열리는데요, 북한의 참가 여부를 타진 중에 있습니다. 또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경기가 오는 11월에 역시 산웨이에서 열립니다. 중국이 북한과 인접하기도 해서 북한 측이 꼭 참가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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