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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스라엘-터키, TV 드라마로 마찰


이스라엘의 정보요원들을 유아 유괴범으로 묘사한 한 TV 연속 드라마가 터키에서 방영돼 이스라엘과 터키간에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던 두 나라는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이후 경색돼 오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논란이 되고 있는 터키 연속 드라마의 내용부터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답)네, 문제의 드라마는 "늑대들의 계곡(Valley of the Wolves)"이라는 제목의 드라마인데요, 먼저 드라마의 한 장면을 들어보시죠.

Turkey-Israel 01 15 (Act 1)

터키 요원들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급습해 이스라엘 정보 요원들에 납치된 한 아기를 구출하는 장면입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터키 비밀 경찰 역할을 맡고 있는 폴라트 알렘다르가 이스라엘 요원을 저격하자 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Star of David)'위로 피가 낭자하게 뿌려집니다. 또 다른 이스라엘 요원이 알렘다르에게 그가 치외법권 영역에 있으며,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그러자 알렘다르는 "전쟁범죄를 저지를 수 있도록 승인받은 사람은 너희들 뿐이냐?"고 반박합니다.결국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요원들을 유아 유괴범으로 묘사하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혐의를 부각시킨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이스라엘 측에서 상당히 불쾌하고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니 아얄론 이스라엘 외무부 차관은 드라마가 방영되자 지난 11일 주 이스라엘 터키 대사를 소환해 텔레비전 방송내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그런 드라마 방영을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외무부의 터키 대사에 대한 처우가 알려지면서 사태가 크게 악화됐다지요?답)네. 그렇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아얄론 차관은 아흐멧 오그즈 셀릭콜 터키 대사와 악수하는 것 조차 거부했습니다. 또 아얄론 차관은 셀릭콜 대사를 낮은 소파에 앉히고, 자신은 상대적으로 높은 의자에 앉고는 취재진에게 히브리어로 "그는 낮은 의자에, 우리는 높은 의자에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는 오직 이스라엘 국기만이 놓여 있다는 점을 주의해 보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그러자 터키는 이 같은 처사가 모욕적이라며 이번에는 터키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결국 지난13일 베냐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과 서한을 터키에 보냈고, 리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사과를 받아 들이기는 했는데요, 아직까지도 양국간에 감정은 완전히 사그러들지 않은 분위기입니다.)그런데, 터키는 이슬람 국가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우방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답) 네,터키는 미국과 유럽 연합의 지지로 이스라엘과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난 1995년 두 나라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훈련을 위해 터키 영공을 사용하고, 반면 터키군이 이스라엘의 훈련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협력에 조인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두 나라의 군사적, 정치적 관계가 강화됐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적 합의가 공통의 적인 시리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합니다.당시 시리아는 터키를 상대로 독립을 위한 무장투쟁에 나선 쿠르드족 반군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압둘 오칼란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그런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답) 터키는 1년 전 발생한 가자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을 크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최근 가자 전쟁에서 수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은 데 분노해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발언을 해왔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Turkey-Israel (Act 2)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시작된 후, 에르도안 총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룸에서 시몬 페레즈 이스라엘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인명을 살상하고 있소!"라는 비판을 퍼붓고 화가 나서 회의장을 나가버렸다는 것입니다.이스라엘은 당시 가자 전쟁 때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피난 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공격해 많은 사망자를 냈습니다.물론 이 같은 터키의 강경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또 터키가 이스라엘을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이란과 점점 가까운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터키와 시리아의 관계가 최근 급격하게 개선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 두 나라는 상호 비자없이 여권만으로 상대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될 지가 궁금한데요?터키의 TV 연속 드라마가 종영된다든가 하는 결정은 당분간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인 터키의 파나 측은 성명을 통해서 드라마 `늑대들의 계곡'은 앞으로도 진실을 말하고, 누가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폭로할 것이라면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제작사 파나는 성명에서 "유엔의 깃발 아래 피신해 있는 어린이들에게 폭탄을

투하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이 왜 사실을 묘사하는 드라마에 불편함을 느끼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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