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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세종시 수정안 공식 발표


한국 정부가 오늘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수정안은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대신 교육과학 중심의 첨단 경제도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한국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의 핵심 내용을 전해주시죠?

답) 네, 한국 정부는 오늘 (11일) ‘9부 2처 2청’의 행정부처 이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대신 세종시를 인구 50만의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입니다.

“행정부처 일부 이전으로 대신하려는 것은 시대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삼성 등 5개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세종시에 신규 사업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학으로는 고려대 등 2개가 1차 입주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이해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한국 정부가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 하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무엇보다 행정부처가 이전하면 공무원 출장 등으로 해마다 3조원에서 5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등 앞으로 20년 간 1백조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국가 경쟁력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통일되면 중앙부처를 다시 옮길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8조원에서 17조원이 더 들어간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도 선뜻 나서지 않는 이 같은 위험한 실험을 굳이 한국이 먼저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는 점도 수정안을 내놓게 된 배경입니다. 정운찬 총리입니다.

“통일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본과 베를린으로 중앙부처를 나눈 독일도 당면한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밖에 행정중심도시 방안은 생산 기능과 일자리 유발 효과가 매우 적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습니다. 결국 행정 비효율을 막고 세종시를 인구 50만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원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문) 이번 발표의 핵심 내용을 좀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네, 수정안에 따르면 삼성과 한화, 웅진, 롯데 등 4개 국내기업과 오스트리아의 태양광제품 업체 SSF가, 고려대와 과학인재를 양성하는 카이스트 등 2개 대학, 그리고 16개 연구기관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세종시에 대한 투자 규모는 당초 8조5천억원만 투입하려던 것이 과학벨트 3조 5천억원, 민간기업 4조5천억원 등 모두 16조5천억원으로 2배 정도 늘어납니다. 이에 따라 총 고용인구도 8만4천 명에서 24만6천 명 수준으로 3배 정도 늘어나고, 총 인구는 17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늘어납니다.

문) 세종시 입주가 결정된 기업과 대학들은 어느 정도를 투자합니까?

답) 일단 국내외 5개 기업이 4조5천1백50억원을 투자해 2만2천9백94 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투자금액을 보면 삼성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 2조5백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LED 등 5개 계열사가 이전합니다. 한화는 2020년까지 1조3천2백억원을 투자합니다.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한화 L&C, 대한생명 등 4개 계열사를 옮길 예정입니다.

웅진은 9천억원을 투자합니다. 웅진코웨이, 웅진 케미컬 등 3곳을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롯데는 1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식품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SSF가 1억3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대학의 경우 고려대와 카이스트가 6천12억원과 7천7백억원을 투자해 대학원과 연구기능 위주의 대학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문) 하지만 야당들이 전면투쟁을 예고하는 등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찮은 것으로 아는데요?

답)네, 그렇습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하자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몽준 대표는 여야 모두 세종시가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충정을 가진 만큼 생산적 논의를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수정안을 놓고 계파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당내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민주당은 세종시 원안과 혁신도시를 무력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입니다.

“이 정권은 세종시 백지화를 필두로 해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도 완전히 무력화 시키는 그런 일을 지금 착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늘 오후 긴급의원총회와 결의대회를 연데 이어 내일부터는 충청권과 전국 혁신도시를 돌며 규탄집회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세종시 수정안은 역사상 최악의 정책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자유선진당은 원안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와 함께 당 지도부가 삭발식을 벌인 데 이어 내일 대전에서 규탄집회를, 모레 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문) 앞으로 세종시 추진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답)네, 한국 정부는 이르면 모레 (13일) 투자계획을 발표한 기업과 대학별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각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는 수정안 발표 이후 곧바로 관련법 개정 작업에도 들어갑니다. 하지만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과정 등을 거치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빨라야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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