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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항검색 강화 조치 발효


지난 해 성탄절 발생한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 후 미국 공항의 보안검색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테러 관련 우려가 높은 14개국에서 미국에 들어오는 여행객에 대해 100% 신체검사와 소지품 검사를 하기로 했는데요. 일부 해당국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 요즘 공항에 가보면 말이죠, 9.11테러 직후 상황을 연상케 해요.

답) 예. 불과 몇 주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경비가 삼엄해졌다는 사실을 공항 입구에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경찰 병력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구요. 승객들의 짐 근처를 경찰견들이 훑으며 돌아다닙니다. 보안검색대 앞에는 영락없이 승객들의 긴 행렬이 늘어져 있구요. 물론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게 이전보다 훨씬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할까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 특히 몇몇 국가 사람들은 미국 행 비행기 타기가 훨씬 까다로워졌어요. 특정 국가들을 아예 위험국으로 지정해 버렸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교통안전국이 테러 우려가 높은 14개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에게 추가 보안 조치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국가들을 보면요,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쿠바, 이란, 이라크, 레바논,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우디 아라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이 포함됐습니다.

) 언뜻 공통점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이들 나라들이 선정된 이유가 뭡니까?

답) 우선 알카에다 테러조직이 활개를 치는 나라들이 눈에 띄죠?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예멘, 소말리아가 그래서 포함됐구요. 또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이렇게 4개국은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입니다. 지난 성탄절 테러 기도 용의자가 나이지리아 출신이죠? 그래서 추가된 거구요.

) 나이지리아로서는 좀 억울한 측면도 있겠어요.

답) 아주 반발이 심합니다. 부당한 차별 조치라는 거죠. 테러범 한 명이 나이지리아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1억5천 명 이상의 국민이 차별을 받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 나이지리아 정보 장관까지 나서서 이렇게 성토하고 있습니다.

) 이들 나라 출신 승객들에 대해서는 검색을 아주 까다롭게 한다는 거죠?

답) 꼭 14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 뿐만이 아니구요. 이들 나라들을 경유하는 여객기를 타고 미국에 들어오는 승객들도 해당되는데요. 100% 신체검사와 휴대용 짐 검색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풀 바디 스크린 검색'이라고 해서 첨단기기로 몸 전체를 검색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구요. 또 촉수검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가슴과 허벅지까지 일일히 만져서 위험물질을 숨기고 있는지 확인한다고 합니다.

) 14개국 이외 국가에서 들어오는 승객들은요?

답) 그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정밀검색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다만 무작위 정밀검색은 더 늘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공항에서 이뤄지는 검색이 훨씬 까다로워진 게 사실입니다. 대한항공 한국 본사 홍보팀 이지혜 과장의 설명입니다.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서 미국으로 여행하시는 모든 손님들에 대해서 신체 촉수검사를 강화하고 있구요. 또한 휴대수화물에 대한 검사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미국 정부, 새로운 검색지침을 실행하지 않는 외국 항공사에 대해선 제재를 가할 것이다,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벌금을 부과하나요?) 우선 경고와 벌금, 더 나아가서는 미국 입항 정지, 미국 취항 취소단계까지도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상당히 단호하군요. 자, 미국 당국의 취지는 이해가 가는데 글쎄요, 당장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항공 여행객들로서는 반갑지 않은 조치 투성인 것 같습니다. 업계는 말할 것도 없구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답) 예. 말씀하신 대롭니다. 미국에 도착하는 국제선 여객기, 하루에 2천 편이 넘습니다. 많은 경우에 정밀검색을 하게 되는데 극심한 지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미국 방문객 감소가 걱정이구요. 또 그 여파는 항공.여행업계 전반에서 느껴지고 있는데요. 꼭 미국행이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외국으로 여행하는 수요까지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뉴욕에서 여행업체를 운영하는 헨리 연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아무래도 위축은 되더라구요. 특히 유럽이나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고 특히 14개 대상 국가 인접국가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위축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항공 수요에도 영향을 준다, 당연히 그렇겠네요. 또 공항에서 전신투시 촬영을 하기 때문에 이게 또 문제가 될 수도 있죠?

답) 그런 지적도 많습니다. 항공기 탑승객들에 대한 전신투시가 인권 침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유명 인사들의 전신투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여행객들, 또 업계의 불만도 불만이지만 공항검색 강화 조치가 발효됐을 때 과연 그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 사실 그 부분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답) 그 부분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립니다. 물론 미 정부 당국은 이런 변화들이 보안태세를 상당히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14개국 이외 지역에 해당하는 유럽에서는 대체로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분위기구요.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14개국 대부분이 미국 직항노선이 없다는 사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경유지가 될 만한 공항에서도 모두 검색을 강화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인데, 그만큼 미국 당국이 각국에 끊임없이 협조 요청을 해야 하는 부분이 또 과제로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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