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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 북한자유주간 통해 한국 청년 깨우기 바래’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새해를 맞아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새해 전망과 활동 계획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워싱턴의 북한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의장과의 인터뷰를 보내드립니다. 숄티 의장은 지난 6년 간 워싱턴에서 매년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주최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7회째 행사를 서울에서 열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문) 숄티 의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도 한국을 오가며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는데요.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셨습니까?

답) 아마도 북한자유주간의 성공적인 개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탈북자 대표단이 참가했고요, 오바마 행정부도 적극적으로 도와줬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긍정적인 자세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런 자세는 북한 인권 자체를 전적으로 무시하던 부시 전 행정부의 말기 모습과는 다른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도 일부 국무부 관리들은 관심을 보였지만 백악관의 고위층에서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북한 인권 문제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성과를 꼽는다면 자유북한방송의 성공적인 발전과 대형 풍선을 통해 북한에 전단 뿐아니라 라디오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죠.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라디오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핵심적인 것이고, 우리는 이 일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난 9월 24일 중국 정부가 세계난민협약에 서명한 날을 맞아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했는데요.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구출을 지원해 미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탈북 난민 1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말씀하셨는데, 백악관의 대북 인권정책에 만족하신다는 얘기인가요?

답) 속도가 좀 느리긴 하지만 저는 고무돼 있습니다. 부시 전 행정부도 대북정책을 제대로 세우는 데 1년이 훨씬 넘게 걸렸습니다. 하지만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는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돼 제네바로 날아가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참석해 발언했습니다. 제가 만나 본 오바마 행정부의 모든 관리들은 직급에 관계 없이 북한의 인권 개선에 강한 결의를 갖고 있었습니다. 킹 특사를 보세요. 국무부 내 대북정책 관련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던 레프코위츠 전 특사와는 전혀 다릅니다. 대사급 정규직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로버트 킹 특사가 어떤 능력을 펼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문) 로버트 킹 특사를 만나보셨습니까?

답) 취임식 때 만나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킹 특사가 저희 북한자유연합 회의에 참석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킹 특사도 참석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언제 참석할지에 대해서는 대화를 더 나눠봐야겠지만 가급적 빨리, 1월이나 2월 모임에 참석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킹 특사에게 북한자유연합이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에 보낸 모든 서한과 인권 개선을 위한 제안서 등을 전달했습니다. 미국북한인권위원회 역시 그런 제안서를 건넸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북한인권위원회는 전직 대사 등 관리 출신과 학자들이 많고 우리는 운동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의견의 일치하는 부분이 많죠. 좋은 조화를 이룰 것이고, 킹 특사의 일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성호 한국 인권대사와 킹 특사가 북한에 대한 UPR심의 때 제네바에서 만났는데 별다른 논의 없이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제성호 대사는 과거 미국의 새 인권 특사와 아주 긴밀하게 대북 인권 개선을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 저는 개인적으로 킹 특사가 상당히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하원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주위를 납득시키며 그림이 그려질 때까지 조용히 움직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엔과 함께 북한의 인권 문제에 개입해 개선을 압박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약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었어야 합니다. 말만 무성한 자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엔의 인권 보호 장치에 근거해 조목조목 따지고 지적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가 세계인권선언에 무엇이 위배되는지, 조항 하나하나를 비교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 현재 진행 중인 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답) 저희는 탈북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북한 사람들이 인권에 대해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의 조항 하나하나를 번역해 물어본 결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누리는 것이 없었습니다. 공정한 재판을 받는지, 취직할 때 성분 문제로 차별을 받는 등 북한주민들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유엔은 1948년 지구촌의 모든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이 권리를 누려야 한다며 세계인권선언을 공포했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수립된 바로 그 해에 말이죠. 우리는 내년부터 조선말로 번역된 세계인권선언을 대형 풍선을 통해 북한에 날려보낼 계획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이동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것, 원하는 직업과 거주지를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 등 자유세계가 누리는 권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세요. 많은 북한주민이 꿈꾸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바로 쌀이죠. 하지만 한국인들의 꿈은 멋있는 해변가에 가서 휴가를 즐기고 자녀들이 돈을 많이 받는 변호사나 의사, 첨단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너무 다르지 않습니까? 독재자 김정일의 무책임한 지도력 때문에 이런 비참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의장님이 2004년부터 주도적으로 진행해 온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내년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기로 한 결정이 눈길을 끕니다.

답) 맞아요! 매우 흥분되는 일입니다. 2004년부터 이 행사를 매년 개최하면서 저는 서울에서 북한자유주간을 열기를 고대해 왔습니다. 드디어 사상 처음으로 올해 4월 25일부터 일주일 간 서울에서 행사가 열립니다. 서울 행사는 우리가 곧 평양에서도 북한자유주간을 열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북한자유주간의 모든 초점은 북한이고, 탈북자들이 늘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울 행사를 통해 한국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눈을 뜨기를 바랍니다. .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대학생들이 한국 학생들보다 오히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연세대학교 등 한국 대학에서 일주일 간 강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얘기했더니 다들 놀라더군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햇볕정책을 추진하며 이런 실상을 감췄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이런 한국의 청년들을 북한자유주간을 통해 깨우길 원합니다.

문) 올해 어떤 계획들을 갖고 계십니까?

답) 앞서 말씀 드렸듯이 세계인권선언을 담은 전단과 라디오를 대형 풍선을 통해 북한에 날려보낼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지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나라 안팎의 정보에 목말라 있습니다.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에 더욱 중점을 두도록 협력과 압박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주민들이 한국인과 미국인, 전세계가 누리고 있는 기본적인 자유를 향유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운동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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