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평양 교원강습소 열기 높아


외부 자본으로 북한에 처음 설립된 평양교원강습소의 개교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습소 설립을 지원한 캐나다 대광투자기금 관계자는 개교를 통해 특히 지방 교원들의 영어 능력이 향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한 영어 강습소의 회화 수업을 듣고 계십니다.

동생을 소개하라는 강사의 영어 질문에 한 남학생이 더듬더듬 “동생은 컴퓨터를 좋아해 눈이 나쁘다”고 답변합니다.

외국인 감독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평양의 학생들은 발음과 어순이 다소 어눌했지만 매우 적극적으로 영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오는 4월 1일 평양에서 개교하는 평양교원강습소를 지원하고 있는 캐나다의 한인 민간단체 대광투자기금 관계자는 영어에 대한 평양 시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관계자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교원들에게 강의하는 평양교원강습소에 대한 소문이 이미 지방에까지 퍼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지방까지 벌써 다 소문이 났더군요. 굉장히 아주 관심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해요. 거기 영어 열기가 상상하는 것 보다 더 하거든요. 굉장히.”

북한 사상 처음으로 외부 자본을 도입해 설립한 평양교원강습소는 지난 해 11월 준공식을 가진 데 이어 오는 4월에 정식 개교할 예정입니다. 북한 교육당국은 현재 강습소에서 가르칠 북한 측 강사와 수업을 받을 교원들을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강습소는 3개월 단위로 북한 각 지역에서 선발된 중학교(고등학교) 교원과 일부 대학교수 각각 40명에게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대광투자기금 관계자는 평양 내부 뿐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교원들 사이에 영어 실력 차가 두드러진 것 같다며, 강습소를 통해 그 차이가 좁혀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에 수준이 너무 차이가 나니까 전국적으로 확대하다 보면 좀 격차를 좁히자는 것이죠.”

북한 당국은 이 강습소에 대해 높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해 11월 열린 이 강습소 준공식에서 허광일 교육성 국장이 축사를 했으며, 채량일 조선교육후원기금 회장은 강습소가 북한 학교들의 영어와 컴퓨터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반 지하를 포함해 5층으로 이뤄진 강습소는 강의실 뿐 아니라 강사와 교원들이 묵을 기숙사와 식당, 한증탕 (목욕탕), 리발소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대광투자기금 관계자는 강습소가 우수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수많은 북한 내 영어 전문가들이 강사직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원은 정확히 모르지만 한 20명 정도 상주를 하는데 최고의 교사들을 뽑으려고 하니까 선발기준도 까다롭고 또 거기에 지망하는 분들이 많아요. 여러 가지 혜택이 많으니까요. 굉장히 인선을 하는데 아주 신중하게 하더라고요.”

월급도 넉넉하고 식사와 주거시설도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또 캐나다와 미주 지역에서 자원한 강사들이 석 달에 한번씩 평양에 들어가 한 달 정도 영어회화 등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분기별로 한 팀씩 가는 걸로 일단 했어요. 3개월을 훈련하잖아요. 그럼 중간 달을 우리가 가서 교육을 해달라는 거죠. 보통 한 팀 당 10명 미만 정도 됩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강사들은 애초 계획과 달리 호텔이나 외국인 거주시설에 머물러야만 한다며,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기숙할 수 없도록 한 북한 법에 근거해 이런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 외부 강사진에 한인 외에 캐나다인이 적어도 1명 이상 반드시 포함되도록 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평양교원강습소 운영을 지원하는 대광투자기금은 지난 해부터 이미 다섯 차례에 걸쳐 인민대학습당 등 5곳에서 시범교육을 실시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