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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침체, 건축가 회계사 등에 직격탄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습니다.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올 한 해 수많은 미국인들이 실업이라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일부 직업군은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직업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그 동안 이 시간을 통해 미국의 심각한 실업률 실태를 몇 차례 전해드렸었는데요. 주로 인종이나 지역별로 살펴보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이렇게 직업군으로 분류해 보긴 처음인 것 같네요.

답) 그렇습니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는지 짚어보는 것은 불황이 일자리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 여파의 방향성이라고 할까요, 경제의 어느 부문이 특히 불황을 체감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미 노동통계국이 분석한 자료인데요. 2009년 한 해 동안 가장 실업률이 높았던 직업 9개군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올해 어떤 직업이 가장 많이 사라졌나요?

답) 어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었느냐, 하는 질문이기도 한데요. 바로 건축가들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올해 초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은 적이 있습니다. “건축가들이 올 해 불경기를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결국 못 견뎌냈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이 현재 10% 안팎 아닙니까? (그렇죠) 건축가들의 실업률은 무려 17.8%에 달한다는 겁니다.

문) 거의 두 배네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건축 경기가 바로 직격탄을 맞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보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올해 첫 3분기, 직장에 소속돼 있는 건축가가 총18만9천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23만 명이었거든요. 4만 명 이상의 건축가들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문) 이게 뭐 영예로운 순위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건축가들이 1위를 차지했구요. 그 다음은요?

답) 다음으로 실업률이 높은 직종은 바로 목수입니다. 올해 사라진 목수들이 27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일자리를 잃었다는 건데 마치 실종된 것처럼 들리네요)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문) 어쨌든 가장 실업률이 높은 직업군 1, 2위가 모두 건설과 관련이 있는 직종이군요.

답) 맞습니다. 뒤에 가면 건설 노무자도 7위에 올라 있는데요.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가장 크게 맞은 9개 직종 중 3개가 건설 관련 분야라는 겁니다. 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분의 얘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뉴욕 한인건설인협회 최재복 회장의 얘깁니다.

“전반적으로 일이 스톱돼 있어요. 중소 규모로 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코압이나 콘도를 짓는 회사들도 전혀 스톱돼 있는 상태들이 많기 때문에 실업률이 자꾸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들으신 대로 상황이 안 좋은데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고 할까요? 오는 2018년까지 일자리 창출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가 또 건설 관련 직종이기도 합니다. 건축가는 10%, 목수는13%가 늘어날 거라고 하네요.

문) 경기가 나아지면 아무래도 줄어든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일자리가 확대될 테니까요. 그 다음 순위들도 계속해서 건설 분야 직종인가요?

답)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세 번째로 실업률이 높은 직종은 바로 제조업 종사자들이었습니다. (미국의 제조업이야 뭐 계속 하향 추세 아닌가요?) 그렇긴 합니다. 지난 10년 간 제조업체들이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으로 생산시설을 꾸준히 옮겨왔으니까요. 그런 점을 감안해도 올 한 해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이 너무 컸습니다. 또 앞으로도 하향 추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구요.

문) 가지고 나오신 노동통계국 자료를 보니까 항공기 조종사직도 눈에 띄네요. 아무래도 비행기 여행 횟수도 많이 줄었을 테니까요.

그 다음으로 실업률이 높은 직종으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자가 있구요. 일반 기계 기술자, 건설 노무자, 은행원 순으로 한파를 맞았군요.

답) 여기서 은행원은 일반 은행원을 말하는 게 아니구요. 은행에 들어서자 마자 창구 뒤에서 출납계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특히 실업률이 높았다고 해요. ATM 이라고도 부르는 현금 자동 입출금기가 없는 곳이 없잖아요. 따라서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 은행원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겁니다.

문) 마지막, 그러니까 9번째로 감소세를 보인 직종은 회계사로 조사됐어요. 역시 금융 위기와 운명을 함께 했다고 할까요?

답)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현직 회계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는 게 이해가 빠를 것 같네요. 뉴욕.뉴저지 한인회계사협회 목상호 전 회장의 설명입니다.

“월가를 비롯한 금융 관계 업종에 저희 회계사 일이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그것도 많이 없어졌구요. 중소 규모 기업을 전문적으로 서포트하는 회계사무실의 경우도 클라이언트들이 폐업하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 보면 1, 2년 전에 비해 20~30% 축소된 상황이거든요.”

회계 관련 일자리는 올 해 3분기까지 18만5천 개가 증발해 버렸습니다. 거의 13%가 줄어든 셈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변수가 있습니다.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서 각종 금융 규제 방안들이 속속 고안되고 있지 않습니까? (정부 차원에서요) 그렇죠. 따라서 미 금융계가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금융 기법과 규제를 이해하는 회계 관련 인력들에 대한 수요는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알아본 9개 직종, 경제 위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들인데 그 안에서도 희비가 갈리는군요. 한 때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일부 직종들까지도 경기 침체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미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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