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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현대자동차 임금 협상, 파업 없이 타결


이번 주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서울통신 시간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2009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에도 한국에서는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지요?

답) 네, 이번 주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 가운데 주목을 끄는 것은, 한국 현대자동차의 임금 협상이 파업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평화롭게 타결된 것이 눈에 띄고요, 고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명숙 씨의 수뢰 혐의에 관한 검찰의 수사와 이를 둘러싼 반발, 그리고 새해가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아직 국회에서 2010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은데 대한 한국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공방 등이 있습니다.

문) 그런데, 강성 노동조합의 대명사처럼 돼 있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분규 없이 올해 임금 협상을 매듭지었다는 소식은 오래간만에 듣는 좋은 소식인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세계 5,6 위 정도 되는 기업입니다만, 해마다 파업을 되풀이하는 기업으로, 한국의 전투적인 노사 관계를 상징하는 기업처럼 돼 있었습니다. 그러한 현대자동차가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분규 없이 조합원 투표를 거쳐 지난 23일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임금은 동결하되, 올해 2조원 이상의 이익이 났으므로 종업원 1인당 1천5백만원 정도로 성과급을 푸짐하게 주는 내용으로 임금 협상이 마무리 됐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1987년 설립됐는데, 지난 1994년과 올해 등 단 두 해 만 파업 등 분규가 없었고, 해마다 파업으로 공장을 세워놓는 등 분규에 휘말렸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23년 동안 모두 3백62일 간 파업을 벌였고, 그 결과 자동차 1백12만2천3백70대의 생산 차질을 빚고, 이로 인해 11조 6천6백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파업으로 인해 한해 평균 5천5백억원 규모의 손실을 본 셈입니다.

문) 그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는 어떻게 평화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는지 궁금합니다.

답) 우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현재 집행부가 비교적 합리적인 노선을 견지하는 집행부라는 점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4월 노사 교섭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주 전투적인 노조가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지난 6월 물러나고, 새로 구성된 집행부는 비교적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들로 구성됐습니다.

또 큰 테두리에서 살펴보면, 한국의 노동계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강경한 정치투쟁보다는 조합원의 임금과 복지 등 실리를 중시하는 중도노선이 노동운동에서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강경한 정치투쟁을 펼쳐온 한국의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는 노동조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1995년 출범한 뒤 상당한 투쟁력으로 노동운동을 선도해 왔는데, 올 들어 32개 기업 노조, 조합원 3만 8천 여명이 민주노총을 떠났습니다.

한국통신으로 불리던 KT를 비롯해, 인천지하철, 쌍용자동차 등 대형 사업장 노동조합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민주노총의 정치적, 이념적 투쟁노선이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4만5천 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대형 사업장인 현대자동차도 이러한 큰 틀에서의 변화를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민주노총의 영향력 감소도 올해 한국사회의 큰 흐름의 하나이지만, 이 일 말고도 올 한해 동안 한국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탈도 많고, 일도 많았던 2009년을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요?

답) 네,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 보면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지 않습니까? 2009년 한 해, 미국도 그렇겠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2월에 세상을 떠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8월에 세상을 떠나는 등 한국 현대사에 큰 흔적을 남긴 인물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상했습니다. 지난 해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기력을 되찾은 김정일 위원장은 올 해 26살인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추진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으며, 4월에는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 5월에는 2차 핵실험, 최근에는 17년만에 화폐개혁을 기습적으로 단행하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문) 지난 8월에는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됐지만, 궤도에 안착하는데는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 8월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됐습니다. 7차례의 연기 끝에 발사된 나로호는 위성 보호 덮개가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아, 싣고 있던 과학기술 위성을 정해진 궤도에 올리는데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절반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 나로호 2차 발사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문) 현재 한국에서는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논쟁과 4대강 정비 사업을 둘러싼 논쟁 등이 아직 계속 중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두 가지 사업은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자신의 ‘역사적 책무’라고까지 말하면서 관철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공주시 부근의 세종시로 14개 정부 부처 가운데 9개를 옮긴다는 세종시 건설사업은 지난 9월 초 국무총리로 지명 받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세종시 건설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함으로서 표면화돼, 현재 한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논쟁이 계속 중입니다.

또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을 정비해, 홍수를 예방하고, 물을 풍부하게 활용한다는 4대 강 정비 사업도 야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 계획을 새해에도 계속 추진한다는 결심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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