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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자취 감춰


북한 군부의 최고 실력자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한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와병설과 실각설 등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 최원기 기자, 북한의 인민무력부장이면 한국에서는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요직이 아닙니까?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종적을 감췄다고요?

답) 네, 북한 군부의 최고 실력자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한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 것을 기념해 평양의 4.25 문화회관에서 '18주년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는데요. 김영춘 부장은 이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다른 행사도 아니고, 김정일 위원장 최고 사령관 추대 기념 행사는 인민무력부장이 빠져서는 안 되는 행사일 텐데요. 김영춘 부장이 혹시 주석단에 앉아 있었던 건 아닐까요?

답)아닙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행사 장면을 녹화 중계했는데요, 화면에서 김영춘 부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이튿날인 24일 조선중앙방송도 이 행사를 보도하면서 '주석단 명단'을 보도했는데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 그러면, 김영춘 부장이 북한 언론에 마지막으로 보도된 것은 언제입니까?

답)지난 달 29일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때 북한군 제105 탱크사단이 운영하는 목장과 농장을 현지 지도했는데요. 이 때 수행자 명단에 김영춘 부장의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뒤로 북한 언론매체에 김영춘 부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 지난 달 29일이면 거의 한 달 가까이 북한 언론의 보도에서 사라진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답) 북한 전문가들은 김영춘 부장이 종적을 감춘 것과 관련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올해 73살인 김영춘이 건강이 악화돼 행사장에 못 나왔을 가능성입니다. 앞서 한국의 한 언론은 김영춘 부장이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돼 베이징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한국 서강대학교 안찬일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의 고위 엘리트들, 특히 군부 엘리트들은 지병이 심각해지면 베이징 인민해방군 병원으로 가는데, 이번에도 김영춘 차수가 지병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면 단순한 문제고.."

) 또 다른 가능성은 무엇입니까?

답)실각 가능성입니다. 북한 군부는 지난 해와 올해 한국에 대해 각종 강경한 성명과 경고를 내놓는 등 강경노선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군은 지난 11월 서해에서 발생한 교전에서 한국 해군에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김영춘이 대남 노선을 비롯한 일련의 정책을 놓고 노동당과 갈등을 빚다가 밀려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안찬일 교수는 말했습니다.

"김영춘의 돌출적인 행동이 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정치국 회의에서 김영춘이 '내각 총리를 총살해야 한다'는 정도의 강경 발언을 한 경력을 볼 때 정책적인 면에서 온건파와 충돌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병으로 인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각을 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북한 군 고위 장성이 자취를 감추는 일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중앙보고대회에는 북한 군의 원로죠,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총정치국장이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는데요. 올해 81살인 조명록 차수도 지병인 만성 신부전증 등으로 지난 9개월 간 종적을 감췄었습니다. 또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도 과거 교통사고로 몇 달씩 종적을 감췄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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