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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2009년 공개활동 집권 이후 최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 한 해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한 공개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공개활동이 경제 부문에 집중된 점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올해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네, 어제, 그러니까 12월21일 현재,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는 모두 1백57회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언론들의 관련 보도를 종합해 나온 이 같은 수치는 지난 해의 95회, 2007년의 86회에 비해 적게는 70%, 많게는 2 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아울러, 이 같은 수치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기도 한데요, 1995년부터 지난 해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1백 회를 넘은 것은 2005년 1백31회가 유일했습니다.

문)예년의 경우,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군 부대 시찰 등 군 관련 활동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올해는 어떻습니까?

답)네, 총 1백57회의 공개활동 가운데 예년과 달리 경제 관련이 65회로 가장 많았는데요, 전체의 40%가 넘었습니다. 반면 군 관련 활동은 36회로, 경제 관련 활동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이밖에 대외 활동이 14회, 기타 활동42회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의 경우 같은 기간 중 군 관련 활동이 50회로, 경제 관련 활동 24회 보다 2 배 이상 많았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현상입니다.

문) 1년 사이에 군 관련 활동이 줄어든 반면 경제 관련 활동은 크게 늘었다는 얘기인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답)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맹,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김 위원장의 활발한 경제 관련 현지지도는 ‘2012년 강성대국’ 목표 실현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온 몸으로 보여준 직접화법의 성격을 띤다고 풀이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2012년을 앞두고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는 적극 나섰다는 말인데요,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정치적인 목표가 있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실 경제 부문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라는 점이 있구요..”

아울러, 김 위원장의 이런 움직임에는 지난 해 와병 이후 자신의 건재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체제안정과 후계체제 조기 정착을 시도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 경제 분야에 대한 공개활동이 늘어나는 추세는 4/4 분기에 더욱 두드러졌지요?

답)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각각 19회, 합쳐서 38회로 가장 많았던 10월과 11월 두 달을 보면, 군 관련 활동은 8 차례에 불과했던 반면 경제 활동은 15 차례로 2 배 정도 많았습니다. 특히 12월의 경우, 경제 관련 활동은 6차례였지만 군 관련 활동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이 시기는 이른바 `1백50일 전투’의 종료와 바로 뒤이은 `1백일 전투’의 시작, 그리고 전격적인 화폐개혁 등이 맞물린 시기였습니다.

문)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경제 관련 활동이 북한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인지 궁금한데요?

답)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올해를 2012년 강성대국 실현의 기반이 마련된 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일성 주석 탄생 1백 주년이 되는 2012년과 관련해 평양의 대대적인 보수 공사나 류경호텔 공사 재개 등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올해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볼 때 근본적인 변화나 개혁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게 플레이크 소장의 평가입니다.

즉, 지도자가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할 경우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영향일 뿐이며 경제발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문)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부분은 누가 수행했는가 하는 점인데요, 올해는 주요 수행인물에도 변화가 있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에 김 위원장을 가장 자주 수행한 인물은 현철해 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과 이명수 국방위 행정국장 등 군부 인사들이었습니다. 특히 현철해 부국장은 2006년부터 3년 동안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혔는데요, 올해는 56회에 그치면서4위로 떨어졌습니다.

대신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가 1백8회로 1위, 그리고 장성택 당 중앙위 부장이 85회로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 내에서 김 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보고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알려진 김기남 비서는 주로 산업시찰을 수행했는데요, 올해 김 위원장이 군 관련 시설보다는 경제 현장을 많이 찾았기 때문에 김 비서가 김 위원장을 수행한 횟수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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