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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투자 개방형 병원 설립 여부 논란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뉴스를 통해 한국 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문 1]
미국도 의료 보험 개혁 문제로 계속 시끄러운데, 한국도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 즉, 의료 영리 병원의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듯이 보입니다.

[답 1]
그렇습니다.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전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3년부터 한국에서 도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시작돼 6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행정부 내의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너무 커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2]
우선,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형태의 병원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보지요?

[답 2]
네,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이라는 말은 아직 한국에서도 널리 쓰이는 말이 아닙니다. 아직은 그런 형태의 병원이 없기 때문인데요, 이름 그대로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을 조달해 주식회사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해, 남는 이익금은 투자자들에게 돌려 주는 수익형 병원을 말합니다.

현재 일본 한국 네델란드 등 몇 나라 만이 이러한 형태의 병원 설립을 막고 있고 지구상 거의 모든 나라는 이러한 수익 추구형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 3]
그러면 한국에는 아직까지 그런 형태의 병원이 도입되지 않고 있다는 말인데, 현재 한국의 병원 형태는 어떤 것이지요?

[답 3]
한국의 ‘의료법’은 3 가지 형태의 병원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학교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 등이 운영하는 비영리 병원. 둘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병원. 셋째, 의사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병원 등 3가지 형태의 병원 설립이 가능하고, 의사가 아닌 개인이나 주식회사 형태의 병원은 설립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 영리 법인 즉 투자 개방형 의료 법인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좀 전에 설명드린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의 설립을 허용할것인가 아니면 허용하지 않을 것인가를 놓고 2003년부터 지금까지 6년째 논란중입니다.

[문 4]
한국 정부가 수익 추구형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지 못하고, 논란을 이어가는 데는, 이러한 형태의 병원 설립을 허용하자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이지요?

[답 4]
그렇습니다. 양측의 이러한 견해 차이는 근본적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서비스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느냐 아니면 사회복지적인 측면에서 보느냐 하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먼저 투자 개방형 의료 법인의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는 측은 의료를 서비스 산업으로 분류해, 외국 자본을 포함해 대자본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의료 기관의 대형화, 첨단화를 통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찬성측은 한국인 의사들의 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간 이식 수술, 위암 수술, 척추 수술, 성형 수술과 피부과 치료 등에서 한국 의료진의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지금 한국에서는 3분 진료 받으려고 3시간을 기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료 서비스의 질은 형편없다라는 지적을 받는 실정입니다.

또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벌어들인 의료 관광 수입도 지난 2007년 한국이 1억 3천만 달러 정도였는데 비해, 독일 15억달러 미국 6억 6천만 달러, 네델란드 6억천만 달러에 크게 미달된다고 지적합니다.

또 고급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나가, 의료 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보다 의료 수준이 높지 않은 태국의 경우도 의료 관광객을 한 해에 100만명 이상을 유치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문 5]
그러면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의 설립을 반대하는 측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습니까?

[답 5]
우선 의료비가 오르고 의료 서비스가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의료 사업에 투자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인데, 병원이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서는 고가 진료, 비보험 환자 진료, 불필요한 추가 진료 등을 통해 환자는 현재보다도 훨씬 많은 의료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돈 많은 환자는, 첨단화되고 고급화된 투자 개방형 병원으로 몰리고, 돈 없는 사람들은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고, 의사들도 실력있는 의사들은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병원으로 몰리게 되면 농어촌이나 저소득층은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문 6]
그래서 한국 정부는 6년째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군요?

[답 6]
그렇습니다. 지난 연초부터 기획재정부는 의료산업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투자 개방형 의료기관의 도입을 목적으로 추진해오다가, 보건복지가족부와 관련 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두 개의 연구 기관에 이 문제에 관한 타당성을 연구해 주도록 의뢰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에 연구를 의뢰했고, 보건복지가족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연구를 맡겼는데, 이 두 개의 연구기관은 지난 14일 서로 반대되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즉, 의료 산업 선진화는 필요하지만 투자 개방형 병원의 설립으로 인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는 장치가 있어야 된다는 내용입니다. 2003년부터 6년째 같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는 투자 개방형 병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추진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러한 병원의 도입을 보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청와대 측은 현재 행정수도 격인 세종시 건설 문제와 4대강 정비 사업 때문에 한국 사회가 여야 간에 또 지역간에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데, 투자 개방형 병원의 도입이라는 문제까지 겹치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즉 빈부 격차 문제까지 대두하면 나라가 더욱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당분간 덮어 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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