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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남북 교역 2년 만에 최고’


지난 달 남북 간에 서해교전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교역 규모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관세청은 지난 달 남북 교역 규모가 1억8천6백만 달러로, 지난 2007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이는 곡물 등 대규모 물자 반출이 있었던 지난 2006년 9월과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7년 10월과 11월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달 10일 서해 북방한계선 해상에서 일어난 서해교전이 남북 교역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된 것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서해교전 이후 노동신문 등을 통해 한국 정부를 비난하긴 했지만 개성공단 등 민간 차원의 경협 부분에 대해 별다른 차단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서해교전이 발생한 지 엿새 만에 북한 화물선이 인천항에 들어오는 등 남북 간 교역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남북 교역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점도 교역을 늘리는 데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국 관세청 관계자는 “남측의 대규모 대북 지원이 중단된 상황에서 교역 규모가 이처럼 늘어난 데는 지난 8월 통행 차단 조치가 풀리면서 개성공단 업체들의 주문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12.1 조치’ 전면해제 등 유화공세를 펴기 시작한 지난 8월부터 개성공단의 수출액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개성공단 내 수출액은 3백11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었습니다. 8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수출액이 증가한 것입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산 모래 반입도 재개된데다 개성공단을 비롯해 북한에서 사업하는 업체들의 물자 반출입이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남북 교역이 확대되거나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 들어 11월까지 남북 교역 규모는 14억5천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86% 수준입니다. 남북 간 교역 규모는 경기 침체와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 해 9월부터 12개월 연속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지난 9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남북 간 교역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종 독감 치료제 지원과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 등으로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남북 교역은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전문연구원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특별히 남북경협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하진 않을 것 같아요. 자신들 입장에선 한국 정부로부터나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에서 추가적인 압력이 없는 한 남북경협을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을 원하는 것 같구요. 북한의 최근의 기조 자체가 정치적 국면하고 경제적 관계를 분리시켜 움직이는 것 같아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 방북을 계기로 북 핵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경협이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최근 북한이 올 상반기에 취해온 태도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핵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켜지면 개성공단 등 남북관계에도 일정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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