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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베트남 개혁개방 23년] 5. 베트남 관광산업


베트남이 경제성장을 위해 ‘도이모이’로 불리는 개혁 개방에 나선 지 이 달로 23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빠른 속도의 성장을 이루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아 온 베트남은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베트남 현지 취재를 통해 베트남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성장의 원동력을 살펴보는 특별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다섯 번째로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베트남 관광산업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베트남 제1의 관광지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베트남 노래입니다. 천상의 선녀가 지상으로 놀러 왔다가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하롱베이에 남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약 2천 개의 섬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자랑하는 해상국립공원인 하롱베이는 수묵화를 닮은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짧게는 4시간, 길게는 며칠씩 배에서 먹고 자며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들이 선착장으로 들어옵니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 관광객들입니다. 관광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두들 환상적이라고 대답합니다.

미국인 관광객 마이클 마틴 씨는 하롱베이가 사진이나 영화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온 클로디 비에 씨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환상적이고 낭만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비에 씨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히 좋았다며, 하롱베이는 세상 어떤 곳과도 다른 곳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날카로운 바위와 절벽을 이루고 있는 작은 섬들, 그리고 환상적인 동굴이 있는 섬들이 기후나 햇빛의 변화에 따라 모습과 빛깔을 미묘하게 바꾸는 광경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롱은 베트남 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뜻입니다. 베트남이 옛날에 외적과 해적의 잦은 침입으로 고통 받을 때, 하늘에서 용 부자가 내려와 여의주를 뱉어내서 외적의 침략을 막았고, 그 여의주가 크고 작은 기암괴석으로 변해 이후에도 외적의 침입을 막아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롱베이는 지금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며 베트남의 관광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혁개방에 나서기 이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당시 베트남은 전쟁과 폐쇄된 공산주의 국가라는 어두운 이미지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롱베이 관리위원회’의 응우엔 꽁 따이 부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지난 1996년의 경우 하롱베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불과 4만5천 명으로, 유람선은 20 여 척, 호텔은 채 10개가 안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하롱베이 유람선 선착장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항상 붐빕니다. 올해의 경우 10월 말 현재까지 1백20만 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갔습니다. 유람선 숫자는 4백 척 이상으로 증가했고, 호텔도 1백 개를 넘어섰습니다.

응우엔 부위원장에 따르면 하롱베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는 이 아름다운 절경이 1994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덕이 큽니다. 또 전세계를 상대로 한 광고와 홍보, 판촉 활동도 한 몫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의 변화였다고 응우엔 부위원장은 강조했습니다.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로 인해 사회 전반의 혁신이 이뤄지면서 베트남의 이미지가 개선됐고, 이에 따라 관광산업, 특히 하롱베이 관광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하롱베이는 베트남에 막대한 관광수입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불한 입장료만 4백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텔이나 식당 등 부대시설에서 쓰는 돈까지 합치면 연간 하롱베이를 통한 관광수입은 1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5천 개 이상 만들어지면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광산업은 베트남 개혁개방 정책의 가장 성공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베트남 관광청의 부 떼 빈 국장은 베트남 전체로 볼 때 도이모이가 시작된 1986년에 10만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해에는 4백20만 명으로 40 배 이상 늘어나면서 관광수입도 급증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 GDP의 4%에 해당하는 35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액수는 베트남의 첫 공단인 탄뚜안 공단의 지난 해 수출액 18억 6천만 달러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또한 2만 달러짜리 자동차 17만 5천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관광산업으로 인해 새롭게 생긴 일자리도 1백만 개를 넘었습니다.

부 떼 빈 국장 역시 응우엔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관광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이모이가 시행된 지 10년 정도 지나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자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관광산업이 급격히 발전했고, 이는 다시 경제발전으로 이어졌다고 부 떼 민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지금도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을 돌면서 베트남 관광을 홍보하고, 국제 박람회나 회의에 참석해 선진 관광기술이나 지식을 익히며, ‘자동차로 베트남을 일주하는 프로그램’ 등 독자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 떼 빈 국장은 베트남 정부는 현재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라면서, 남부 푸꾹 섬에 국제적 기준에 맞는 대규모 종합휴양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7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관광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부 떼 빈 국장은 미국의 2 개 기업이 최근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4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10월 미국의 두 회사와 꽝남성 해변에 1백20만 평 규모의 종합휴양지를 개발하는 협정에 서명했고, 여기에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카지노도 설치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개혁개방 이후 연 평균 10%가 넘는 고속성장을 계속해 온 베트남 관광산업. 베트남 관광청은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2015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매년 7백만에서 8백만 명에 이르고, 관광수입은 1백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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