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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미국과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동인식 이룩'


북한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평양 방문 중 이뤄진 미국과의 양자대화가 `진지하고 허심탄회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주요 현안들에 대한 미국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앞으로 계속 협력할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8일부터 2박3일 간 진행된 미-북 양자 접촉에서 미국과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이번 대화에서 양측은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과 관련해 일련의 공동인식을 이룩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미-북 양측이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등 폭넓은 문제들을 장시간에 걸쳐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며 이번 대화를 통해 공통점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 특사도 앞서 10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측과 "솔직하고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6자회담 필요성과 역할,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한 모두 이번 대화가 유용했다는 평가를 내림에 따라 북 핵 해결을 위한 대화 국면의 계기는 일단 마련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진전된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북이 마주 앉아 서로의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외교통상부 천영우 제2차관도 10일 국회 예결위 심사에 출석해 "이번 방북을 통해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이 이뤄졌다고 본다"며 "그런 면에서 긍정적 진전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화가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의사를 파악하는 실무차원의 협의였던 만큼 추가적인 미-북 접촉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는 뉴욕채널 등 물밑접촉을 통해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공식 회담에 나서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즈워스 대표가 회견에서 "이번 만남은 '협상'이 아닌 '탐색적인 대화'였다"고 강조한 것도 본격적인 대화가 더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 이후 조성된 양측의 유화 기류를 감안할 때 6자회담이 재개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 우선은 다음 단계로는 북-미 양자대화가 다시 한 번 열릴 가능성이 높다. 뉴욕채널이 가동이 되고 그 과정에서 북-미 양자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그 것이 이루어진 다음에 정말 꽃피는 봄이 오는 4, 5월 이 정도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은 "이번 대화를 통해 양측이 원칙적인 부분에서 의견을 같이한 만큼 내년 초에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보즈워스 특사의 기자회견과 비슷한 평가를 내놓은 것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이번 회담에서 더 이상 갈등과 대결이 아닌 양측이 대화로 들어가자고 의견 일치를 이뤄낸 거죠. 특히 북한이 외무성 논평을 통해 보즈워스 특사 기자회견을 재확인함으로써 앞으로 계속 협력해서 입장 차를 좁히고 6자 회담 개최해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데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단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

한국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명시적으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북한이 북·미 간의 교전관계가 평화적인 관계로 전환된다는 확신이 서야만 다자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신보는 평양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하지만 그것이 현실화되자면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 청산과 신뢰조성을 위한 첫 걸음이 잘 준비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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