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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동맹관계 파열음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 사이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전통적인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자민당 정권에서 미-일 간 합의가 이뤄진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비행장의 오키나와 내 이전에 대해 민주당이 8•30총선에서 재검토를 약속한 데서 비롯됐는데요, 미국은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오키나와 밖 또는 국외 이전’이라는 공약에 발목이 잡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하토야마 총리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 데 불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연내 이전계획 확정 여부에 대한 방침도 계속 바꾸는 데 대해 어이없어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벌써 하토야마 총리를 따돌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12월 들어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주요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쏙 빼놓기도 했습니다. 또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총리의 측근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종합연구소 이사장을 미국 국무부 관리들은 아예 만나 주지도 않았습니다. 미군 관계자는 “오키나와 주민들은 미군을 점령군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가라면 철수하면 된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하토야마 총리의 속내가 “결국 자주국방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어서 미-일 동맹에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문) 그 때문에 미-일 간 동맹 협의 강화를 위한 회의도 연기됐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내년 미-일 안전보장조약 개정 50주년을 앞두고 양국 정부가 연내에 시작하기로 했던 새로운 동맹 협의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연기 통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회담 연기 방침은 지난 12월4일 도쿄에서 열린 오키나와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일 각료급 회담이 끝난 뒤 일본 정부 측에 통보됐습니다. 미국 측은 “후텐마 이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동맹심화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맹 심화 협의는 지난 11월13일 방일 중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 간 회담에서 하토야마 총리가 제안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동의한 양국 정상 간 합의 사항입니다. 당시 양국 정상은 내년 11월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번 방일 때까지 1년 간에 걸쳐 논의를 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은 안전보장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방재 의료 교육 등 폭넓은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동맹관계 재구축을 할 예정이었는데요, 이런 계획들이 결국 무산된 것입니다.

문) 다른 소식입니다만, 일본 전문가들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이번 방북과 관련해서, 내년 3월 이후에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보즈워스 특사의 8일 방북과 관련해서, “내년 1, 2월에 2차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3월 중국의 전인대 개최 이후에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는 요미우리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으로, 북한은 6자회담과 핵 폐기 프로세스 복귀라는 2장의 카드를 내걸었다”면서 “지난 10월 방북한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에게 6자회담 복귀를 확약하지 않은 것도 북-미 협상을 위한 카드를 갖고 있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즈미 교수는 “북한은 우선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경제 지원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는 조지 부시 전 미국 정권을 상대로 배운 것이다”라면서 “북한은 경제적인 대가를 최초 협의에서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즈미 교수는 “한국의 대북 자세가 강경하면 미국이 협상에 임하기 어려운 만큼, 북-미 협의를 원활하게 하려면 북한은 남북 간 협상에도 나설 것”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북한이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에 무기를 대량 수출했다는 뉴스도 있지요.

답) 북한이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에 대량의 무기와 탄약을 수출했다고 일본의 NHK방송이 오늘(9일) 보도했습니다. NHK는 유엔 전문가회의의 보고서를 인용해서 북한이 유엔에 사전 통보 없이 올해 1월 3천4백t의 무기와 탄약을 수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는 정부와 반군 간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 1월 화물선 ‘비로봉호’에 무기와 탄약을 선적해 콩고에 수출했습니다. 북한은 5월에는 콩고의 수도 킨샤샤에 인력도 파견해 정부군 병사들을 훈련시켰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유엔 결의는 콩고에 대한 무기 수출과 군사훈련 지원 땐 사전에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무기 수출과 관련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으며 유엔의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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