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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 공화당, 노선 갈등과 지도력 부재 심각


미국 공화당의 노선 갈등과 지도력 공백 상태가 외부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정부 지출을 확대하려는 민주당의 각종 정책에 대한 반대 외에는 공화당 내 구심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인데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공화당의 현주소를 OOO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 공화당, 지난 해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당 노선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요. 당내 이견이 여전한 것 같군요.

답) 예,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고 할까요? 민주당과 차별되는 어떤 강령을 내세워야 하는가, 일종의 방향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공화당원들과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공화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4년 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수치입니다.

) 구체적으로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봐야 할까요?

답) 의정 활동도 중요하지만요, 우선 공화당의 핵심적 가치를 표방하는 의원들이 별로 없다, 한마디로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입니다. (정체성이요?) 예. 당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불분명하다, 그런 얘긴데요. 이는 자연스럽게 지도력 부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공화당 지도부, 자주 거론되는 인물은 몇 명 있는데 딱히 이 사람이다, 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죠?

답) 예. 그 공백을 빨리 메워야 한다는 건데요. 워싱턴포스트의 조사를 보면요, 우선 지난 해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극우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인물이죠, 러시 림보의 이름이 올라 있어요. 그렇지만 이들 역시 공화당을 대표할 수 있는 색깔은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평들이 많습니다.

) 요즘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다시 주목 받고 있던데 페일린의 위상은 어떻습니까?

답) 최근 출간한 자서전이 미국 내 판매 1위에 오르면서 다시 페일린 열풍이 불고 있기는 합니다. 페일린은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인물인데다가 대선 이후 알래스카 주지사에서 사임한 뒤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번 워싱턴포스트의 조사에서도 잠재적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이자 공화당 이념을 가장 대표하는 인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응답한 비율이 공화당원의 20%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다소 저조하다는 거죠.

) 공화당이 당내 갈등을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를 갈망하는 이유,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국내 정책을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봐야겠죠?

답) 그런 측면이 다분합니다. 민주당에 반격을 가하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겁니다.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건강보험 개혁과 경기부양책 등 정부 지출 확대에 대한 국민불만이 가중되면서 선거판도가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도 불구하고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공화당의 대표적 목소리가 아쉽다는 거군요.

답) 한 목소리를 못 낸다는 거죠. 민주당 정책에 어느 선까지 협조해야 하는가를 놓고도 공화당 내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는 얘깁니다. 가령 오바마 행정부가 핵심과제로 내세우는 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해서는 공화당원 10명 중 8명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오바마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공화당원들이 협조 의사를 밝히고 있구요.

) 민주당의 정부 지출 확대 움직임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건데요. 결국 공화당의 보수적 색채가 날로 짙어진다는 지적과도 관련이 있죠?

답) 공화당의 보수화 경향, 맞는 얘깁니다. 이번 워싱턴포스트의 조사 결과를 봐도 공화당원 중 4분의 3이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규정했습니다. 최근 들어 급격히 높아진 수치인데요. 그런데 이들도 주요 현안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화당원의 3분의 1은 동성결혼 문제에 대해 당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에 당이 동성결혼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답한 사람도 역시 3분의 1에 달했습니다.

) 극명하게 갈리는 군요. 다른 현안들도 많지 않습니까? 낙태라든가 환경이라든가 말이죠.

답) 낙태 문제에 대해서도 공화당 내 찬반의 목소리가 반반씩 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공화당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반대하는 쪽 보다 많습니다. 정리를 해 보자면요. 당내 노선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교통정리를 해 줄 지도력이 아쉽다, 공화당이 공화당다운 색깔을 잃고 방향 설정을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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