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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화폐 개혁 부작용 상당할 것’


북한이 17년 만에 실시한 화폐 개혁은 장마당과 무역 등 북한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전문가들이 이번 화폐 개혁의 배경과 효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폐 개혁을 실시한 가장 큰 목표는 물가 오름세를 잡기 위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평화연구소의 존박 연구원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존박 연구원은 북한이 물가 오름세를 잡고 북한 돈 가치를 높이기 위해 통화개혁을 단행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몇 년간 심각한 물가 오름세를 겪었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02년에 킬로그램당 50원이던 쌀값은 최근 2천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무려 40배나 오른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월급을 받아서 쌀 1-2킬로그램을 사는 것이 고작이라고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의 미국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씨는 말했습니다.

“한달 월급이 평균 2천5백원에서 3천원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쌀 값은 입쌀이 한 킬로에 2천2백원 정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한달 월급으로 1.5킬로 정도 살 수 있죠”

평화연구소의 존박 연구원은 또 북한 당국이 북한 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폐 개혁을 단행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만 하더라도 북한의 암달러 환율은 1달러에 2백 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암달러 환율은 달러당 3천원 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환율이 15배나 폭등한 것입니다.

달러 환율이 오른 것은 북한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북한 돈의 가치를 높이려고 화폐 개혁을 단행한 것 같다고 존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이 장마당을 통제하기 위해 화폐 개혁을 한 것 같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생겨난 장마당은 이제 북한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곳’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은 없어도 살지만 장마당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얘기마저 나돌 정도입니다.

그러나 노동당을 비롯한 북한 집권층은 장마당을 체제에 대한 ‘위협 요소’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장마당이 국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당 간부들의 부정부패 온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에 화폐 개혁을 통해 장마당의 힘을 빼려는 것 같다고 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이번 화폐 개혁을 통해 ‘물가 안정’과 ‘돈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 경제학과의 오승혜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은 쌀과 옷 같은 물자는 부족한데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물가를 잡으려면 공장과 기업소를 돌려서 물자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따라서 물자 공급을 늘리지 않고 화폐의 양을 줄여서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오승혜 교수입니다.

“북한 경제가 인플레를 잡으려면 화폐 개혁이 아니라 생산-생산성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생산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화폐 개혁을 단행했다면 북한 경제가 또다시 인플레를 겪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북한 돈의 가치가 이번 조치를 계기로 올라갈 지 여부도 의문시 됩니다. 기본적으로 한 국가의 돈의 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력과 신용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화폐 개혁을 했다고 해서 북한 돈이 미국 달러나 중국 인민폐에 대해 강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화연구소의 존 박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물가 안정’과 ‘돈 가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이번 화폐 개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시중의 돈을 강제로 회수하는 방법을 통해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할지 여부에 대해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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