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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현지지도 수행인사, 경제통 늘어


최근 15년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현지 지도를 수행한 인사들 가운데 경제통 인사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최근 1~2년사이엔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인물들의 부상도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통일학술정보센터는 지난 1994년에서 2008년까지 15년 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는 김정일 체제가 공식 출범한 지난 1998년 이후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에 수행한 북한 권력의 핵심인물들의 변화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밝힌 북한 권력층 인사들의 김 위원장 수행 횟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경제통 인사의 비중이 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98년 김정일 체제가 출범했을 당시엔 김 위원장을 수행한 인물 중 수행 횟수 10위안에 경제통 인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과 2005년 박봉주 내각 총리가 10위와 4위로 두 해 잇따라 10위권 안에 들었고 2007년부터는 박남기 당 중앙위 부장이 10위권안에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박 부장은 노동당의 민수경제 총괄책임자로 계획재정부장이라는 설이 나도는 인물입니다.

대규모 공장과 기업소들이 몰려있는 함경북도 홍석형 도당 책임비서가 2007년에, 그리고 군수공장 밀집지대인 평안북도 박도춘 도당 책임비서가 2008년에 각각 10위 안에 들어간 것도 경제통 인사가 부상한 예로 풀이됩니다.

통일학술정보센터 조한범 소장은 경제관련 인물들의 약진은 북한의 경제난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경제 쪽 분야의 어떤 현지 지도의 빈도나 어떤 인사들이 많이 포함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 혹은 길게는 15년 이상 지속된 북한의 경제 위기, 경제난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구요, 그런 점에서 이와 같은 형태 즉 경제 현장에 대한 현지 지도는 앞으로도 계속 될거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선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의 부상도 눈에 띕니다. 특히 한 때 권좌에서 물러났다가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얻어 복권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현지 지도 수행 횟수의 증가가 눈길을 끕니다.

장 부장은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의 후계자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장 부장은 과거 10년간 197회 수행해 6위에 올랐지만 이 기간 중 권력을 추구한다는 김 위원장의 의심을 받아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2004년과 2005년엔 한 번도 동행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6년 다시 등장해 지난해 15회 김 위원장을 수행했고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엔 모두 72회를 수행하면서 2위에 올랐습니다.

조한범 소장입니다.

"최근이라고 하면 장성택이 사라졌다가 다시 행보들이 나오고 있다 요 정도구, 장성택 행보는 앞으로도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입니다"

자연스런 세대교체 현상도 보입니다. 김 위원장 체제 출범 첫 해인 1998년 10위권 안에 들었던 조명록 군 총정치국 국장, 김국태 당 중앙위 비서, 김하규 전 포병사령관 그리고 김용순 전 당 대남비서 등은 고령에 따른 지병과 사망 등으로 지난해와 올해 명단에서 사라졌습니다.

대신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명국 총참모부 작전국장,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이 새롭게 수행 횟수 10위안에 들었습니다.

조한범 소장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동향이 북한사회의 특성과 권력 핵심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징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지도라고 하는 것에 동행하는 인물들의 구성, 빈도수 이거 자체는 권력 핵심부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얘기가 첫번째 중요한 점이구요, 북한처럼 사회주의의 모순을 갖고 있는 국가는 최고 지도자가 어디를 갔고 몇 번을 갔고 누구와 가느냐의 얘기는 북한체제의 여러 가지 경제위기 구조나 모순구조를 나타내 주는 하나의 간접적인 징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통일학술정보센터 보고서와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00년 1월1일부터 올해 11월26일까지 10년간 현지지도와 같은 공개활동을 모두 1000회 정도 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엔 연간 기록으론 가장 많은 142회에 걸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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