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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북한 군부 교류 활발


북한 군 총정치국 김정각 제1부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두 나라 군부 고위 인사들의 교류가 최근 활발합니다. 북 핵 해결을 위한 미-북 양자 접촉이 임박한 시점에서 두 나라 교류가 잦아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과 북한 군부 고위 인사들의 교류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인 군 총정치국 김정각 제1부국장이 지난 17일 베이징을 방문한 데 이어 22일에는 중국의 량광례 국방부장이 북한을 찾아 두 나라 군대의 혈맹관계를 새삼 강조했습니다.

특히 량 부장의 방북은 국방부장으로선 지난 2006년 4월 차오강촨 부장의 방북 이후 3년7개월 만의 일입니다.

23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량광례 부장은 22일 북한 인민무력부가 주최한 연회 연설에서 “중국과 조선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의 단결된 힘은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고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도 “역사의 온갖 풍파를 이겨낸 조-중 친선을 변함없이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조선 군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연회에 앞서 량 부장과 김 부장이 동지적이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각 제1부국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과 쉬차이허우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을 만났습니다.

쉬차이허우 부주석은 김 부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조선 동지들과 함께 새로운 정세 하에서 두 나라와 군대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좀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3일엔 중국 공군 창설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김광수 공군 부사령관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공군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었습니다.

이처럼 두 나라 군부가 친선 관계의 강화를 새삼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 한국 내 북-중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두 나라 간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임박한 미-북 양자 접촉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 핵 협상에 새로운 계기가 될 지 주목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흥규 교수는 북한이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강경한 태도에 대한 대응과 미국을 설득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군부와의 우의를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의지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여전히 국제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중국과의 그 우의를 과시하는 게 북한으로서 상당히 중요하고, 또 하나의 목적은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에 북한에 의지를 관철시키는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중국 군부가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중국이 북 핵 문제를 둘러싸고 보여왔던 대북 접근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참여한 뒤 북한에 경제 지원을 약속하고 정치, 군사적 신뢰도 회복하는 이 같은 수순은 중국의 전형적인 대북 외교 행태였다고 설명합니다.

“일단은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국가로 중국이 보여주기 위해서 안보리 결의안에 참석하고 나서 그 다음에 또 경제 지원을 약속해서 관계를 좀 회복하고, 또 정치군사적인 신뢰관계를 회복해야 또 중국이 전체 동북아의 6자회담 재개하는데 무슨 역할도 하고 이런 중국 외교의 대북관계 과시 정책의 하나로 볼 수 있죠.”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10월 조-중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북한을 방문했던 것도 이런 흐름의 일부라고 백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두 나라 군부의 혈맹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동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흥규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군부의 유력한 차세대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지금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 북한 차세대인데 아마 차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그룹이 군부가 아닐까,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김정각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지금 좀 불러야 될 필요성을 좀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정권의 전환 과정 속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그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 지금 또 부른 것 같구요.”

김 교수는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북한과 중국 두 나라 사이의 교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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