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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문가 그룹 ‘북한, 제재 피해 불법활동 계속’


북한이 핵 개발 계획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무기밀매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 사치품 수입 등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먼저, 전문가 그룹이 작성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북한 정부가 지난 6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는 선박과 항공기를 이용한 북한의 수출 화물에 대한 검사와 무기 수출입 금지, 금융제재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요, 전문가 그룹은 이 같은 결의 내용을 실제로 이행하는 데 주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그룹은 핵과 미사일, 수출통제, 비확산, 금융 등 분야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돼 지난 10월 말 공식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임시보고서이며, 최종 보고서는 내년 5월께 나올 예정입니다.

문) 보고서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답) 네, 보고서는 우선 북한이 핵 개발 계획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제적 무기밀매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무기와 군사장비 확보와 거래, 판매를 위해 매우 조직적인 국제 연결 망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유엔이 금지한 무기 판매가 북한 당국의 외화 획득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무기 밀매의 구체적인 증거로 제시된 것이 있습니까?

답)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북한의 수출용 무기를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호주 선적 컨테이너 선박이 화물을 압수 당했던 사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지에 계속 무기를 수출해 왔다며, 그러나 불법 거래의 아주 작은 부분만 보고되거나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문) 무기 밀매 외에 유엔이 금지한 다른 활동들에 관해서는 어떻게 적고 있습니까?

답)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이 금지한 무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여러 징후들이 포착됐다며, 북한은 안보리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 같은 거래들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송장을 허위기재하고 화물을 허위로 표시하며, 여러 명의 중개인을 사용하고, 발송인과 수취인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유령 회사나 재정기관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해외 은행들의 대리계좌나 현금 배달을 비롯한 돈 세탁과 다른 은밀한 거래에 이용되는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문) 유엔의 제재로 북한 내 단체와 개인 등 여럿이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요, 이들을 대신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있다는 것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8개 기관과 개인 5명이 유엔의 제재를 받았는데요, 보고서는 이들을 대신한 다른 단체와 인물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가령, 탄도미사일 관련 물자 수출에 관여하고 있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자회사들을 통해 관련 업무를 계속하고 있고, 제재를 받은 단천상업은행과 조선혁신무역회사를 대신해 조선광선은행과 압록강개발은행이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광선은행과 압록강개발은행은 올해 초 미 재무부에 의해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과 관련한 금융제재 대상 기업으로 추가 지정됐습니다.

문) 사치품 수입은 어떤가요? 북한에서 최근에 호화 요트를 구입하려다 실패한 일도 있지 않았습니까?

답) 보고서는 북한이 사치품 수입도 계속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방금 언급하신 대로 지난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탈리아에서 요트 2대를 구입하려다 금지 당했던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유엔 제재에서 명시한 불법활동들을 계속해 왔다는 것은, 유엔 제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연구단체 유라시아그룹의 아시아 담당 분석가인 애이브러햄 김 씨는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누구도 유엔 제재가 북한의 불법활동을 갑자기 멈추게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유엔 제재의 목적은 위험을 높여 북한이 사업을 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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