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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보즈워스 다음달 8일 방북'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다음 달 8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대화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또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 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를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습니다.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12월8일 북한에 보내 양자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담판을 벌인 이후 7년 만의 일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북 핵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을 발표하면서 북 핵 해결을 위한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만일 북한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통해 의무를 준수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완전히 통합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 핵 해결을 위한 공통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제안한 북 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에 대해 전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공동 추진키로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우리 두 정상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본인이 그랜드 바겐으로 제시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 구체적 내용과 추진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취하다가 대화에 복귀해 어느 정도 대화하다가 다시 떠나서 양보를 요구하곤 해 핵심 문제에 있어선 진전이 없었다”며 이 대통령과 자신은 모두 “북 핵 협상의 과거 패턴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북 핵 협상이 빨리 이뤄질수록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돌입할수록 협상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고 북한과의 핵 포기 협상이 시간이 걸리고 어렵지만 반드시 이뤄야 하고 또 이룰 수 있다는,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또 이번 회담에서 핵 우산과 확장 억지력을 포함한 공고한 안보태세를 재확인하고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인 내년에 미-한 양국 외교, 국방장관이 함께 만나 미래지향적인 동맹발전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 두 정상은 양국 간 가장 큰 현안인 자유무역협정 FTA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두 정상 간 세 번째인 이번 회담은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앞에서 승용차에서 내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가가 포옹과 악수로 인사를 나누며 우애와 신뢰를 과시했습니다.

회담 방식도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각각 30분씩 갖기로 했던 당초 예정을 바꿔 오전 11시15분부터 12시30분까지 단독회담으로만 진행돼 두 정상 간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 의장 등이, 한국 측에서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한덕수 주미대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습니다.

지난 18일 저녁 전용기 편으로 이번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한국에 도착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아침 주한 미 대사관을 방문한 뒤 청와대로 가 정상회담과 오찬을 가졌습니다. 이어 용산의 주한미군 부대를 방문해 미군 병사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한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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