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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평양에 불법활동으로 호화생활 특권층 존재’


북한에 마약 밀매 등 불법활동으로 번 돈으로 호화생활을 하는 특권층이 있다고 미국의 전직 관리가 밝혔습니다. 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외화를 바치고 잘 산다고 하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북한의 불법활동 실태를 알아봅니다.

문) 최원기 기자, 평양에 마약 밀매 등 불법활동을 통해 호화생활을 하는 특권층이 있다고 하는데, 누가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요?

답) 네, 과거 미 국무부에서 선임 경제자문관을 지낸 윌리엄 뉴콤 씨의 주장입니다. 뉴콤 씨는 최근 동북아시아 전문 인터넷 매체인 ‘노틸러스’에 게재한 ‘북한의 불법활동 대처 방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마약 밀매, 위조지폐 같은 북한의 불법활동 실태를 설명하면서, ‘불법활동을 통해 호화생활을 하는 특권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불법활동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닌데요. 북한의 불법활동은 언제 시작된 것입니까?

답) 뉴콤 씨를 비롯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불법활동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미국은 이 문제를 ‘개인 차원의 범죄’로 간주했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들어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무기 거래, 돈 세탁 등 불법활동 규모가 커지고 횟수가 빈번해지면서 미국은 이를 국가 차원의 범죄로 인식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북한이 “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외화난이 가중되자 불법활동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불법활동이 어떻게 본격화 됐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시죠.

답) 네, 마약 밀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북한은 90년대 초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양귀비로 아편을 만들어 연변 등 중국 등지에 조금씩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부터는 일본과 타이완의 폭력조직들과 손잡고 마약을 판매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납니다. 또 지난 2003년 북한의 화물선인 봉수호가 호주 연안에서 나포됐는데요. 호주 당국은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억6천8백만 달러어치 상당의 헤로인 50 kg을 압수했습니다. 또 마약 밀매가 아편에서 헤로인으로 바뀌고 규모도 상당히 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북한이 미국 달러화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답) 네, 북한이 미국의 1백 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시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뉴콤 씨는 미국의 한 언론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위조지폐 제작과 유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뉴콤 씨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문) 북한은 위조담배도 많이 밀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위조담배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요?

답)북한의 군부와 국가안전보위부등이 위조담배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콤 씨에 따르면 북한 군부와 보위부는 90년대 후반부터 10개에서 12개 정도의 공장을 비밀리에 가동하며 위조담배를 대량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미국 정부가 위조지폐나 마약에 비해 담배 위조를 적발하는 데 관심이 적기 때문에 북한이 위조담배에 주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 앞서 잠시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평양에는 이렇게 마약이나 위조담배 밀매 등으로 조성된 돈을 마구 쓰며 호화생활 하는 특권층이 있다고요?

답)그렇습니다. 과거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가 탈북한 김광진 씨에 따르면 북한의 당 간부와 해외에 근무하는 외교관, 외화벌이 일꾼 등은 마약 밀매 등 불법활동으로 조성된 달러를 ‘충성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노동당 39호실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바친다고 합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은 돈을 바친 사람들에게 승진과 보직 등 각종 혜택을 준다고 합니다. 또 불법 활동을 통해 달러를 손에 쥐게 된 당 간부들은 외국산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을 드나들며 각종 사치품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김광진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충성자금을 어떤 방법으로 벌었는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액수에 따라 평가를 해줍니다. 영웅 칭호도 주고, 그에 따른 각종 특권도 주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충성자금을 마련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문) 끝으로, 북한의 불법활동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답)전문가들은 국제적 공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의 불법활동 규모가 너무 커져서 어느 한 나라가 나서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계국들이 서로 긴밀한 정보교류와 정책 공조를 통해서만 북한의 불법활동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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