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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치범관리소 수감자 명부 12월 출간 예정


북한 정치범 관리소 내 수감자 명단을 담은 자료집이 오는 12월 출간될 예정입니다. 자료집을 준비 중인 한국의 탈북자 민간단체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관계자는 북한의 악명 높은 연좌제가 관리소에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12월에 출간될 관리소 수감자 명단 자료집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답) 한국에 있는 북한 정치범 관리소 출신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이 자료집을 준비 중입니다. 자료집은 15호 요덕관리소 혁명화구역 출신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관리소의 인권 탄압 실태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관리소 출신 수감자들의 명단입니다.

문) 얼마나 많은 수감자 명단을 담고 있습니까?

답) 이 명단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요덕관리소 혁명화구역에서 복역한 뒤 탈북한 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총장이 작성했는데요. 총 1백87명의 명단이 들어있습니다.

문) 1백87명이요. 어떤 방식으로 이런 숫자가 나온 겁니까?

답) 정 총장은 이 명단을 자신과 관리소에서 함께 지낸 뒤 각각 다른 시기에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다른 탈북자 3명과의 이중 확인을 통해 작성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명부에는 이름과 성별, 나이, 직업, 수감 시기 등 수감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있는데요. 이 가운데 분석이 먼저 끝난 1백21명 중 85명이 생존해 있고 26명은 영양실조 등으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장은 자신이 2003년 출소할 때 갓 들어온 수감자가 2006년까지 복역한 뒤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이 명부는2002년부터 2006년 사이의 수감자 명단이 담겨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요덕 관리소에는 현재 몇 명이나 수감돼 있습니까?

답) 북한 정부가 존재 자체를 확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요덕관리소 출신 탈북자들은 혁명화 구역과 완전통제구역을 합해 수 만 명 정도가 있다고 증언하고 있는데요. 정광일 총장은 이번에 자료집에 담긴 1백87명의 명단은 자신과 다른 3명이 지냈던 서림천 구역 4백 명 가운데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앞서 1백87명이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수감자 명단이라고 했는데, 시기를 이렇게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네, 정 총장 등 탈북자 2명과 한국의 북한 민주화 단체 관계자가 현재 유럽을 순회하며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 에 제소하기 위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가 2002년 발효된 로마조약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심의를 하기 때문에 관리소 수감자 명단을 2002년 이후로 작성했다고 합니다. 앞서 한국의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는 지난 달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북한 정부의 정치범 관리소 운영은 로마조약이 규정한 노예와 구금, 고문 등 여러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관리소에 수감된 탈북자들은 주로 어떤 죄목으로 수감된 겁니까?

답) 정광일 총장에 따르면 간첩죄, 제도 비난죄,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정권의 권위를 훼손하거나 모독한 10호 위반죄 등을 저지른 주민들이 관리소에 수감됩니다. 또 중국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접촉했던 기독교 신자, 한국행을 기도했던 탈북자들도 수감 대상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그동안 국제 인권단체들이 강력하게 비판해온 관리소 내 연좌제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네, 죄를 지으면 자신 뿐아니라 자녀 등 전 가족이 모두 체포돼 수감되는 것이 바로 연좌제인데요. 열 살 때 할아버지의 죄로 관리소에 수감돼 강제노동에 시달리다20살이 다 돼서야 출소한 강철환 한국 조선일보 기자의 수기 ‘평양의 어항’이 세상에 나오면서 이 연좌제의 비극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정광일 사무총장은 관리소 내 연좌제로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자신도 홀로 수감됐다고 말했습니다.

YKK ACT #1 : “연좌제가 왜 없어졌냐 하면요. 저도 연좌제 없이 저만 잡혀갔거든요. 방침에 의해서 적을 많이 만들지 말라. 연좌제가 되면 적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적을 만들지 말라는 방침에 의해서 본인만 보내는 방향에서 1997년경에 아마 그렇게 됐을 겁니다.”

이 문제는 그러나 혁명화구역인 요덕관리소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다른 완전통제구역에서도 이런 변화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정 총장은 또 중국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접한 탈북자 등 기독교 신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관리소 내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문) 같은 죄목이라도 어떤 사람은 관리소에 수감되고 어떤 사람은 그보다 약한 교화소, 또는 몇 개월 단위의 노동단련대에 보내진다지요, 이유가 뭡니까?

답) 전문가들은 북한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풍조와 이에 따른 금전 만능주의가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태진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ACT: “너무 잘못 나가는 것 아니야 하고 생각할 정도로 돈이면 해결되는 부분, 그리고 똑 같은 사람이라도 성분에 따라 처벌이 다른데 그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죠.”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12월에 정식 자료집을 출간한 뒤 같은 달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김영권 기자와 함께 북한 요덕 정치범 관리소 내 수감자 명부가 작성된 배경과 변화 추세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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