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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주 면담만으로는 보즈워스 방북 어려울 것’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 국장은 이번 미국 방문기간 중 국무부의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 외에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과도 만나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 당국자로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인 리근 국장의 이번 방미가 미-북 대화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은 11일 간에 걸친 미국 방문 중 서부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동북아 협력대화와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북한 문제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뉴욕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회의를 주최한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지난 달 30일 리근 국장과 세미나를 마친 뒤 ‘북한 대표단의 기본적인 대화 태도와 분위기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리근 국장도 기자들에게 이번 미국 방문이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대외정책전국위원회 초청으로 이번에 유익한 견해를 교환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대표와 리근 국장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으며, 과연 진전이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현재 양측 모두 말을 아끼고 있지만 미세하나마 ‘부분적인 진전’이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국무부의 이언 켈리 대변인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과 관련해 평양에 3가지를 요구해 왔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야 하며, 9.19 공동성명 이행과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리근 국장을 만난 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보즈워스 특사가 강석주 제1부상을 만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리언 시걸 박사는 근거는 밝히지 않은 채,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할 경우 핵 문제를 관장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음을 내비쳤습니다.”

시걸 박사는 또 북한이 비핵화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은 이를 미국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연구원은 북한이 그 정도 양보를 했다고 해서 미국이 보즈워스 특사를 평양에 보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에 따르면 미국이 강석주 제1부상 면담을 요구하는 것은 비핵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측이 정작 비핵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는 의미라고 고든 플레이크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문제가 이달 하순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는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미-한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정될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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