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키프러스공화국이 터키의 유럽연합 EU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호의적인 제의 이면에는 수십 년 간 그치지 않고 있는 키프러스 분열상을 극복하는 데 터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취임한 지 3주도 안 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키프러스를 방문해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지요?
답) 네. 지난 1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키프러스를 방문한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키프러스 남부, 그리스계 키프러스인 키프러스 공화국수도 니코시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렇게 선언했습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4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한 뒤 곧바로 키프러스를 방문해 터키를 향해, 유럽연합 회원국이 될 권리가 있지만, 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키프러스의 통합과 터키와의 관계를 그리스 새 총리가 얼마나 중시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 터키는 이미 4년 전부터 유럽연합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파판드레우 총리는 어떤 조건을 말한 거죠?
답) 지난 수십 년 간 서로 대치하고 있는 그리스계 남 키프러스와 터키계 북 키프러스의 통합을 위해 터키가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터키가 남 키프러스를 국가로 공식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20일 남 키프러스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터키가 남 키프러스를 국가로 인정하면, 키프러스 통합을 위한 대화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터키는 남 키프러스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북 키프러스에 3만 5천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데요. 그리스는 터키 정부에 군 병력 철수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키프러스 문제는 통합을 이룩하느냐, 아니면 분열 상태를 계속할 것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이며, 이와 관련해 터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터키가 왜 남 키프러스를 자치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까?
답) 우선 키프러스는 터키 남부, 그리고 시리아 서쪽, 지중해 상에서는 세 번째로 면적이 큰 섬으로 최대 관광국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난 1960년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1974년에 키프러스 에서 당시 그리스 군사정부의 지원을 받아 쿠데타가 일어났는데요, 터키는 이에 맞서 북 키프러스를 침공했고 이후 키프러스 북부는 터키계 북 키프러스공화국으로 불리면서 실질적으로 터키 점령지로 존재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키프러스는 터키계 북 키프러스와 그리스계 남 키프러스로 분단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계 남 키프러스는 정식 독립공화국으로 지난 2004년 5월에는 유럽연합에 가입했고, 국제사회에서도 독립 공화국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터키계 키프러스의 경우, 터키 이외의 다른 나라들로부터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문) 키프러스는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들가운데 유일하게 공산정부가 들어서 있죠. 그리스의 사회당 출신 총리가 취임후 곧바로 키프러스를 찾은 또하나의 이유라고도 보이는데요. 그리스의 이 같은 요구조건에 대한 터키 정부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답) 터키는 그동안 조건 없는 유럽연합 가입을 요청해 왔습니다. 실제로 남 키프러스, 그러니까 키프러스공화국에 대한 인정은 그리스만이 아니라 유럽연합 전체가 터키 정부에 요구하는 사안이고,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터키는 지난 2005년 12월에 유럽연합 가입 협상을 시작했는데요, 터키의 개혁 문제와 남 키프러스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 때문에 협상이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습니다.
문) 남 키프러스와 북 키프러스 지도자들도 그동안 자체적으로 통합을 위한 협상을 해 온 것으로 아는데요, 진전이 있습니까?
답) 사실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 키프러스의 데메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 대통령과 북 키프러스의 메흐멧 알리 탈랏 대통령은 지난 해 9월부터 유엔의 후원으로 평화 협상을 벌여오긴 했지만, 안보, 재산.토지 교환 등 문제에서 심각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그리스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지지한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