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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난항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오늘 (16일)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이에 상응한 한국 측의 대북 상응 조치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별 성과 없이 끝났다구요?

답) 네 남북 양측 대표는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오늘(16일)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40분 간 진행된 오전 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양측은 상호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자리에서 서로의 입장차이를 확인한 뒤 1차 정회를 했습니다.

이어 오후 3시부터 회의를 속개해 40분 간 두 번째 회의를 가졌고 이후 5시부터 30분 간, 그리고 6시10분부터 20분 간 이렇게 모두 네 차례 회의를 가졌습니다.

회의가 오래 진행되지 못하고 자꾸만 끊기면서 진행된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번 회담에는 한국 측에선 김의도 대한적십자사 실행의원을 수석대표로 3명이, 그리고 북한 측에선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소속 박용일 등 3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오늘 회의의 의제와 양측의 차이는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 네 곧 한국 측 대표단의 결과 브리핑이 있을 예정인데요, 이에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회담 내용의 대강을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한국 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지난달 말 열린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이어 다음 달에 서울 평양 간 교환상봉과 내년 설을 즈음해 금강산에서의 후속 상봉 행사를 잇따라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추가 상봉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한국 측이 제안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국 측에 대해 이미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치른 만큼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식량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사실상의 지원 요청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측은 이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 대가라는 조건부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동안 한국 정부가 밝힌 대북 인도적 지원의 3원칙에 따라 북측의 지원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 3원칙은 상황과 무관한 인도적 지원, 분배 투명성의 강화,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 지원 등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대규모 지원은 당국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문) 오늘 회담에서 또 다른 의제는 없었나요?

답) 한국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국 측은 상봉 행사의 정례화 방안과 금강산 면회소의 상설 운영, 그리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 등도 의제로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없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북측은 이번 회담의 의제라고 생각되는 범위를 벗어난 돌발 제의는 없었습니다. 즉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관광, 최근 귀순한 북한주민 송환 문제 등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문) 그렇다면 추후 일정은 잡았나요?

답) 네, 추후 일정에 대해선 앞으로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을 잡기로 했습니다.

문) 최근 남북 간 대화 국면에 미뤄 당초 이번 회담 결과도 일정 수준의 합의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 회담 결과가 앞으로 남북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답) 네 한국 내 남북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앞으로 협상이나 남북관계에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습니다.

일단 이번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한국 정부도 대북 인도적 지원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닌 만큼 서로가 명분을 얻기 위한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북한과 남한 입장 차이가 있어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의)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양측의 명분을 찾는 게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두 세 차례 후속 회담을 거치면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할 경우 남북관계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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