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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압록강 대교 내년 8월께 착공’


지난 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이 건설하기로 합의한 ‘압록강 대교’가 내년 8월쯤 착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북한과 중국이 최근 합의한 새로운 ‘압록강대교’ 가 내년쯤 착공될 것이란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주(4일)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압록강대교 신설 방안이 포함된 경제기술 합작 협정서를 공식 체결한 가운데, 중국과 북한 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8월쯤 압록강대교 건설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랴오닝성 단동시 지역 신문인 단동신문이 단둥시 정부 관계자 말을 따서 오늘 보도했습니다.

압록강대교 건설에 북∙중 정부가 합의한 뒤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중 양쪽 모두 압록강대교 건설에 적극적인 만큼 착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동시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새로 건설될 압록강대교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시를 잇게 됩니다.

문) 현재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 간에는 ‘압록강철교’가 운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압록강대교 신설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답) 현재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중조우의교’라고 불리는 압록강철교는 1911년 건설됐는데요, 이 ‘중조우의교’는 철로와 도로가 놓여 있어서 기차와 차량들이 북한과 중국을 오가고 있는데요, 차량의 경우 평소 많을 때는 하루 3백 여대가 왕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조우의교는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거쳤지만, 다리가 지어진 지 오래돼 워낙 낡아서 20t급 이상의 화물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도로와 철로가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운행되고 있어 앞으로 북-중 간 교역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중조우의교 바로 옆에는 6.25 전쟁 때 폭격으로 중간에서 끊긴 또 다른 압록강철교가 있는데요, 현재는 관광용으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압록강대교 건설을 제의했었습니다.

문) 압록강대교 건설에는 얼마의 비용이 들고, 또 건설 비용은 어느 쪽이 부담하게 되나요?

답) 앞으로 신설될 압록강대교 건설비용은 10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중국 측에서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이처럼 막대한 압록강대교 건설비용 전액을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국이 건설비 전액을 대면서까지 압록강대교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아무래도 북한 진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압록강대교가 신설되면 북-중 교역량 확대는 물론이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 확보도 이로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압록강대교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북 진출의 거점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현재 북-중 간 교역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단동-신의주 연결 교통망 보강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때 북-중 간에 체결된 경제기술 합작 협정서 가운데 유일하게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이 압록강대교 신설이라는 것만 봐도, 중국이 그만큼 압록강대교 신설에 관심을 갖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 압록강대교가 신설되면, 중국 쪽에서는 북-중 교역의 거점인 단동 지역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보겠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압록강대교가 완공되고 북-중 경제교류가 확대되면 북-중 간 교역량의 70%를 맡고 있는 중국 단동 지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압록강대교 건설이 합의된 것은 향후 북-중 간 교역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북-중 양쪽이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압록강대교가 완공되면 당장 대북 무역이 급속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단동지역을 통한 북-중 교역 확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동시에 대북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단동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단동지역의 대북 무역 업체와 종사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중국이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방북을 통해 압록강대교 신설 뿐 아니라 북한의 나진항 부두 개발권도 확보했다지요?

답) 중국 랴오닝성 해양도시인 다롄(대련)시에 있는 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촹리그룹이 북한 나진항 1호 부두의 2, 3호 정박지를 보수 및 확장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권권을 확보했다고 이곳 언론매체들이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중국 촹리그룹 쪽은 북한 최고위층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중국 중앙정부의 허가 절차가 마무리 단계라고 훈춘시 정부 쪽은 밝혔는데요, 북한 쪽도 나진항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조만간 공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촹리그룹 쪽은 전했습니다.

북한 나진항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으로 1호 부두 2, 3호 정박지 보수 및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1백만t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문) 중국은 나진항 부두 개발권과 사용권을 확보함으로써 동해 진출의 발판도 마련한 것 같은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답) 먼저 중국은 북한 나진항 1호 부두 독점 사용권 확보로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북한내 거점을 마련하게 됐는데요, 중국은 이미 에너지 자급률이 90%에 이르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보여 왔습니다. 또한 중국은 이번에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 확보로 지린성, 헤이롱장성 등 중국 동북부 지방의 지하자원과 곡물을 육로운송보다 훨씬 저렴한 물류비용으로 동해를 통해 남방지역으로 운송할 수 있는 길도 확보하게 됐는데요,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동북부 지방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북한 나진항 진출을 적극 모색해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해 러시아가 나진항 3호 부두 전용권을 선점한 뒤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을 중국이 확보함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간 대북 진출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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