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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문제 해결 보즈워스 프로세스 도입 필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북을 통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뒤 현재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 초빙 연구원으로 있는 박선원 박사가 '보즈워스 프로세스'라고 지칭한 북 핵 해법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초빙 연구원인 박선원 박사가 13일 '보즈워스 프로세스'라는 이름의 북한 핵 문제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박선원 박사는 '북 핵 문제 최종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북 핵 문제는 "한반도 문제의 종합결산이라는 차원에서 과감하고 공세적인 타개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대 시점에 와 있다"며 지금이야 말로 1999년 페리 프로세스에 버금가는 비중 있는 방안을 북한에 제시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좀더 공개적이고 활발한 논의를 통해서 핵 폐기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미국과 북한 간에 어떠한 행동을 주고 받아야 될지 상응조치에 대한 로드맵을 따져볼 필요가 있어서 만든 것입니다."

한국의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박사가 작성한 이 방안은 A, B, C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습니다.

A 시나리오는 미국과 북한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것이고, B시나리오는 북한이 협상이나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의 대책입니다. 또 C시나리오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박선원 박사는 미국과 북한이 적극적으로 주고받기식 협상을 벌이는 시나리오 A를 다시 3단계로 세분화 했습니다.

우선 1단계에서 북한은 2005년의 9.19 공동성명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하고 불능화 하며, 핵 물질을 국제 감시 하에 두고 핵확산금지조약 (NPT) 복귀를 약속해야 합니다.

미국도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안전보장을 합니다. 또 미국과 북한은 서로 연락사무소를 열고 경수로 문제를 논의합니다. 북한은 또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에 가입해야 한다고 박선원 박사는 말했습니다.

"앞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CTBT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핵실험 금지조약에 가입함으로써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처럼 핵실험 모라토리엄 공약을 CTBT를 통해 하는 것입니다."

2단계는 핵 폐기와 미-북 관계 정상화가 본격화 되는 과정입니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고 첫 번째 신고한 핵 물질을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양도합니다. 이와 동시에 경수로 핵심 부품이 북한에 도착하고 미국과 북한은 워싱턴과 평양에 각각 이익대표부를 개설합니다. 또 남북한과 미국, 중국은 4자회담을 열어 현재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노력을 시작합니다. 북한과 일본도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일-북 외교관계를 정상화합니다.

"북한이 영변의 재처리 시설과 5MW 원자로를 폐기하면, 북한이 더 이상 핵 물질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경수로의 핵심부품을 제공하고, 북한은 30.8킬로그램의 최초의 핵 신고분을 중국에 반출하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

3단계는 마무리 단계로 북한은 남아 있는 핵 물질과 핵무기 등을 미국에 넘겨줍니다. 동시에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습니다. 또 4자회담을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돼 온 정전협정은 새로운 평화체제로 전환됩니다.

박선원 박사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복잡하고 단계적인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구상은 미국이나 북한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치적인 기본 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이 방안과 관련해 2가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우선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며, 경수로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도 미사일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대통령이 대북 협상가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측통들은 문제의 본질은 핵 문제에 대한 미-북 양측의 '정치적 의지'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미국은 이 문제를 얼마나 진지하고 일관성 있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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