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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좌파 정권 출범


최근 그리스에서는 중도좌파인 사회당이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5년 반 만에 그리스에 좌파 정권이 출범한 것인데요, 이는 최근 독일 등 유럽 대륙에서 우파 정당이 세력을 강화하고 있는 현상과 대조되는 것입니다. 그리스 총선 결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지난 4일 실시된 그리스 총선 결과부터 살펴보죠.

답> 예.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가 이끄는 중도좌파 야당인 사회당 PASOK이 승리했는데요. 개표 결과 사회당은 43.9%를 득표해 전체 300개 의석 중 160석을 확보했습니다. 반면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신민주당 ND는 33.5%를 득표해 91석을 차지했습니다. 이같이 10% 가량의 득표율 차이가 난 것은 지난 1981년 이래 거의 30년만에 처음입니다. 투표율은 40년 만에 가장 낮은 70% 였습니다.

문> 이번 선거로 사회당이 5년 반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고요.

답> 예. 그리스에서는 중도좌파인 사회당과 중도우파인 신민주당이 4년에서 10년 간의 기간을 두고 번갈아 가면서 집권해왔습니다. 사실 이번 선거는 2011년 9월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말 수도 아테네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한 비난이 일자 신민주당의 카라만리스 총리가 야권의 조기 총선 압력에 굴복했습니다.당초 예정봐다 2년앞서 선거가 실시된 것이죠.

문> 그러니까 조기 총선으로 정권을 빨리 넘겨준 셈이 됐군요. 그런데 신민주당의 선거 패배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답>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5년 간 신민주당이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깨진 것이 가장 큰 몫을 했고요. 이에 더해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부패 의혹과 폭력 시위, 반정부 테러 등이 불러온 사회 불안 등도 집권 신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문> 경기 회복이 신임 정권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은데, 사회당의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 당선자는 어떤 경제 정책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답> 파판드레우 당선자는 30억 유로 상당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는 정부의 지출을 줄인 전임 정부와는 대조적인 행보인데요. 파판드레우 당선자는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은 올리고 서민층 보호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 GDP의 6% 에 달하고 또 올해 경제성장률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 돼 신임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또 지난 해 시작된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로 그리스의 최대 산업인 해운과 관광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 파판드레우 당선자가 어떤 인물인지도 궁금한데요.

답> 파판드레우 당선자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정치 집안 출신인데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총리에 오르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파판드레우 당선자의 어머니는 미국인입니다. 당선자는 미국과 스웨덴, 그리고 영국등지에서 공부하며 청년기를 보냈고요. 파판드레우 당선자는 사회당에 입당 한 후 80년대 후반부터 교육과, 종교, 외무 장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당선자는 특히 사회당의 부패 척결에 힘썼고요,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2006년 세계 사회주의 정당 기구인 사회주의 인터네셔널 의장에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문> 최근 유럽에서 우파정당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답> 예. 지난 2007년 프랑스에서 2008년에는 이탈리아에 우파정권이 들어섰고, 올해 독일 총선에서 중도우파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제1당을 지키며 보수연정을 출범시켰습니다. 특히 올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 그룹'이 최대 정치그룹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유럽의 우경화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문> 현재 유럽에 좌파 정권이 집권하는 국가는 몇이나 되죠?

답>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 가운데 공산국가인 키프로스를 포함해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그리스 등 5개국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지난 2000년만 해도 당시 유럽연합 15개 회원국 중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2개국에서 좌파 정권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문> 최근 들어 국제사회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시장경제 체제의 결함이 들어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시장규제와 정부 개입 등을 주창하는 좌파 정당들이 유럽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유럽의 좌파 정당들은 중도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데요. 보다 확실한 정치적 색깔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우파나 극좌파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유럽의 우파 정당들이 사회복지와 같은 좌파적 정책을 수용해 유권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고요. 이 밖에 아프리카 이민자들로 인한 사회불안, 높은 실업율등도 유럽의 우경화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문> 하지만, 그리스 같은 경우 우파당의 경제위기 대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커서 좌파당이 선출됐군요.

답> 예. 하지만 현재 그리스의 경제 여건도 좋지 않아 파판드레우 총재가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파판드레우 총재는 "모든 게 쉽지 않겠지만 그리스 국민과 함께 헤쳐 나가겠다"며, "그리스는 이제 법과 질서, 연대, 녹색 성장 등을 위한 길로 접어들었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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