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서 중국 내 탈북자 보호 촉구 시위


워싱턴을 비롯한 전세계 8개국 14개 도시에서는 어제 (24일)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워싱턴에서는 북한인권 관계자들과 일부 탈북자들이 중국 정부의 탈북자 적대시 정책을 비난하는 한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보다 적극적인 탈북자 보호 정책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이 주최한 24일 행사에는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 등 인권운동가들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1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과 비인간적인 처우에 항의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협력해 북한주민들을 집단학살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6월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서성진(가명) 씨는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북송된 뒤 처형됐다며, 중국 정부에 북송 중지를 촉구했습니다.

“북송 당장 중지해라. 북한 난민 북송해서 살인했어요, 저 사람들이. 당장 중지해 주길 바랍니다. 우리 숱한 북한 백성들을 중국 정부에서 강제 북송하면 다 죽어요. 정치범 수용소에 가고, 징역살이 하고, 강제노동하고 다 죽습니다. 당장 중지해 주세요.”

참가자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고 유엔난민지위협약과 의정서의 내용을 준수할 것,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탈북자를 돕도록 허용할 것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탈북자들과 인권 관계자들은 중국대사관 앞 시위에 앞서 미국 국무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탈북자들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이나 태국 등 제 3국에 머물며 미국에 입국하기까지 겪었던 고통을 증언했습니다. 미국 행을 성사시켜 준 미국 정부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더 많은 탈북자들이 하루빨리 미국에 올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10년 이상을 숨어 지내다 지난 해 3월 미국에 온 조진해 씨의 말입니다.

“저는 오늘 자유를 찾은 탈북자로써 미국과 전세계에 호소하고 싶습니다. 지금 세계 어느 난민들보다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을 하루 빨리 구원해 주세요. 한마디로 생지옥에 숨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탈북자들을 위해 좀 더 빠른 법적 절차와 노력으로 미국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태국 수용소에서 3년을 보낸 뒤 지난 5월 미국에 온 박현화 씨는 태국 내 수용소의 차별대우를 지적했습니다. 박 씨는 한국 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았지만 미국 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병이 나도 그냥 방치됐다며, 태국 내 탈북자들이 속히 미국에 올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전에도 미국에서 우리 탈북자들을 생각해 많이 받아들였지만 앞으로도 3국에서 고생하는 탈북자들을 생각해 하루 빨리 저와 같이 3년이라는 세월을 고생 속에 있다 미국에 입국하는 것보다 한시 바삐 미국에 입국에서 저와 같이 행복한 생활, 인권을 최고로 생각하는 미국에 데려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탈북자들은 미국에 재정착하려 할 경우 더욱 큰 어려움에 부딪힌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그 같은 사례로 태국 수용소 내에서의 차별 외에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고도 미국 행이 지연돼 북송의 두려움 속에 1년 이상을 숨어 지낸 탈북자들, 미국 행을 위해 중국을 떠나 라오스에 도착하자 마자 미국 관리들과의 연락이 두절된 탈북자 가족들을 지적했습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날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미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는 데 좀더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또 미국 정부가 북한인권법 통과 이후 지금까지 92명의 탈북자 만을 받아들인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서한은 이밖에 중국 정부가 난민협약을 준수하도록 압박하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탈북자 보호 노력을 지지하고 협력하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반드시 인권 문제를 포함시킬 것 등을 포함한 12가지 정책 방향을 미 국무부에 권고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