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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베트남 ‘몰수 재산’ 놓고 갈등


베트남과 로마 가톨릭 교황청사이의 '몰수 재산 반환'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또다시 전면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항가리를 방문하던 중 베트남의 구엔 탄 둥총리는 지난 1954년 이후 국가에 몰수된 재산은 반납될 수 없다는 베트남정부의 정책을 두둔했습니다. 자세한 경위를 알아봅니다.

문) 베트남과 교황청은 최근 몇년들어, 관계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어 왔던 걸로 알려졌는데 어째서, 이번에 베트남 총리가 카톨릭교회 재산 반납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은 것입니까?

답) 맞습니다. 이미 교황청과 베트남사이에는 10여차례가 넘는 공식 교류가 있어왔습니다. 지난 1990년이래 로마 교황청 사절단이 베트남을 찾은 것은 올해 2 월까지 16차례였고, 지난 2007년에는 구엔 탄 둥총리가 로마를 방문해 교황을 직접 알현하기도 했습니다.

문) 그리고 오는 12월에는 베트남대통령이 교황청을 찾아 로마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만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습니까?

답) 바로 그때문에 베트남의 카톨릭교도들은 베트남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게 되면 그것이 양측간의 외교관계정상화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교황의 베트남방문 실현을 의미하는 것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문)그럼 여기서 베트남의 카톨릭교회에 관해 좀더 알아볼까요? 현재 카톨릭교도들은 얼마나 됩니까?

답) 베트남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필리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카톨릭교도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최소한 600만명의 카톨릭 교도들이 있고 이는 전체 인구의 약 6.9%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물론 베트남 최대 종교는 불교이구요. 세곳의 카톨릭 대주교 관구를 포함해 주교관구만도 모두 26개소에 전국적으로 일반 교구는 2228개소에 카톨릭신부들의 수는 2668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베트남이 공산국가이면서도 주요 종교를 공식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답) 공식적으로 베트남정부는 불교와 카톨릭교, 개신교를 포함해 모두 6개 종교를 공식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종교의 자유가 크게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이 국제 종교자유 주창자들과 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카톨릭 주교들은 이미 교황청이 임명하고 베트남정부가 승인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지난 1975년 국가통일을 실현하고 이제 시장경제 체제를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도입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가운데 베트남이 교황청과의 유대관계 강화에 힘쓰고는 있지만 몰수재산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54년 당시 북 베트남이 식민 종주국 이었던 프랑스를 내몰고, 토지개혁을 단행하면서, 카톨릭 교회 소유 성당과 토지를 모두 몰수한 것입니다. 그리고 1975년 베트남전쟁 종전과 더불어 남북 베트남이 통일된뒤에는, 남 베트남에 있던 카톨릭교회 재산도 압류되었습니다.

문) 그런데 몇년전부터 베트남 카톨릭교도들이 예전의 카톨릭교 성당이 있던 토지반환을 요구하기 시작했죠?

답) 지난 2006년경부터 베트남 신자들뿐 아니라 신부들까지 가세해 정부에 강하게 항의시위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교황청에 대해 특정 토지 반환요구에 개입해 달라고 진정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현지의 가톨릭 교계와 신자들은 몰수된 성당과 땅을 돌려달라는 시가데모는 물론, 철야 기도를 드리는 등 시위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때로는 난폭한 진압과 체포에도 불구하고 카톨릭교도들의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전의 성당들은 거의 모두 허물어지고 정부시책에 따라 집단 농장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 텐데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문서들이 있나보죠?

답) 그렇습니다. 베트남 카톨릭교회는 이전의 소유권증명 서류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문) 실제로 남부 베트남의 경우에는, 패망하던 1975년까지, 불교도 들이 80%를 넘을만큼 가장 강력한 종교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광적인 카톨릭신자로 규탄받았던 국가지도자, 고 딘 디엠이 카톨릭교도들을 특별 우대해 국내외적으로 대단한 불만이 비등했었죠.

답) 그렇죠. 카톨릭교회 재산도 상당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수십년 전에 부당하게 빼앗긴 성당과 땅을 돌려 달라는 베트남 카톨릭교도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이번에 항가리 방문중에 덩총리가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 분명히 밝혔다고 보겠습니다. 여기서 베트남의 누에 탄 둥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누에 탄 둥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에 있는 모든 재산은 정부와 국가의 소유라며 몰수 재산을 반환하라는 바티칸 교황청의 재산 소유권주장은 베트남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말했습니다.

문)그러니까 공산국가인 베트남에서는 사유재산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실히 지적한 것으로도 보겠는데요. 그런데 베트남 총리의 이 발언이 외교적으로 세련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데, 왜 그렇습니까?

답)발언의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난 몇년간 베트남과 바티칸 양국은 물밑 접촉을 통해 관계를 꾸준히 개선해왔습니다. 특히 올해 11월이나 12월에는 베트남의 대통령이 로마 바티칸을 방문해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어 왔는데요. 이런 와중에 베트남 총리가 직설적으로 '몰수 재산을 돌려줄 수 없'고 카톨릭교의 재산은 베트남 정부에 속한다고 한 발언은 외교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지요.

문)그런데 이렇게 시위가 계속되는 배경에는 베트남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일관되지 못한 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구요?

답)그렇습니다. 2년 전에 '성당을 반환하라'는 시위가 일어나자 하노이 시당국은 '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시위대는 이 말을 믿고 해산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하노이 시 당국은 그 후 '몰수된 재산을 돌려줄 수 없다' 또 '다른 땅을 주면 안되겠는가'라며 자꾸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자 시위대가 다시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문)그런데 상식적으로 몰수된 성당과 땅을 반환하면 일이 깨끗하게 해결될 것 같은데, 베트남 정부가 몰수 재산을 반환하지 못하는 무슨 속사정이 있나요?

답)베트남 정부는 몰수 재산을 돌려줄 경우 이것이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만일 가톨릭교회에 이전에 몰수한 성당과 땅을 돌려줄 경우, 개신교도들도 교회당을 돌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이어 일반인들도 '몰수된 내 땅과 집을 돌려달라'고 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리라는 것입니다.

문)지금까지 베트남 정부와 교황청이 '몰수 재산' 반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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