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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양자회담, 기술적 핵 협상 피해야'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양자회담 개최를 공식화 한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서둘러 기술적인 핵 협상에 돌입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조언했습니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의 후원으로 미 의회 관계자들과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어제 미 의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포럼’을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엘 위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원은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은 1990년대와 아주 다르다며, 미국은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과거처럼 서둘러 기술적인 핵 협상에 돌입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조정관으로 지난 1994년 미-북 제네바 협상에 참여했던 위트 연구원은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며, 현재 북한은 미국을 아주 강하게 불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특히 북한은 이미 핵 능력 강화의 길을 선택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술적 측면에 집중한 핵 협상은 곧 와해 될 것이며, 성공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목표는 어떠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속될 수 있는 대화의 과정을 재건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위트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현재 양국이 직면한 상황을 진단하기 위한 조건 없는 일련의 초기 대화를 갖고, 이를 통해 차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양측은 공통의 입지를 찾아내, 이를 발판으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 갈 수 있다고 위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은 회담을 통해 핵 문제 뿐만 아니라 미사일, 평화체제(peace process) 협상, 인권, 북한의 불법활동 등 포괄적인 의제를 다뤄 궁극적인 관계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도 북한과의 포괄적인 대화와 폭넓은 개입정책은 미국에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포괄적인 대화를 통해 미국의 가장 큰 안보 우려사안인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자누지 전문위원은 또 폭넓은 개입정책으로 북한 내부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는 계층을 구축해 미국의 지렛대를 강화할 수 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예측불가능한 북한의 다양한 비상사태에 미국은 더 잘 대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자누지 전문위원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키스 루스 상원외교위원회 공화당 측 전문위원은 리처드 루거 외교위 공화당 간사의 연설문을 대독하면서, 미 의회 내 확산되고 있는 반 북한 분위기를 언급했습니다.

현재 미 의회 내에서는 북한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을 거부한 일은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하는 미 의원들 조차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고 루스 전문위원은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95년 이래 식량과 중유 등 여러 가지 형태로 10억 달러 이상의 대북 지원 예산을 배정했는데,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조금의 동정심도 없는 북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으로, 앞으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루스 위원은 앞으로 북한의 식량 재개 요구가 있을 때, 미 의회 내에서 그 필요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원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국 측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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