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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송이버섯, 중국산 둔갑해 일본에 밀수입’


북한산 송이버섯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일본으로 팔리고 있다고 일본 `후지TV’가 보도했습니다. 후지 TV는 중국 지린성 옌지 시에서 북한산 송이버섯의 포장을 바꿔치기 하는 현장을 직접 취재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함경북도와 접해 있는 중국 지린성 옌지 시. 시장에 송이버섯 판매점들이 즐비합니다.

시장에는 채취한 송이버섯을 사들이는 가게들도 모여있는데, ‘송이수구’라는 한글간판이 눈에 띕니다. 송이버섯 상인은 이 시장에서 팔리는 송이버섯이 모두 북한산이라고 말합니다.

이 상인은 중국과의 접경지대에서 채취한 북한 버섯은 맛이 중국산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옌지 시장에서 팔리는 북한산 송이버섯 가격은 1킬로그램에 4천엔 (미화 43달러) 정도입니다. `후지 TV’는 일본산 송이버섯 가격의 1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북한산 송이버섯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일본으로 밀수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송이버섯 업자도 후지TV에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북한에서 들여온 송이버섯들은 이미 물로 잘 씻겨 있기 때문에 겉포장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산지 표기는 일본 측 수입상의 요구대로 중국산으로 합니다. 종이상자 겉에는 ‘신선한 송이버섯’이라는 뜻의 한자와 영어가 위아래로 새겨져 있습니다. 후지 TV는 이 같은 송이버섯 밀거래를 돈세탁에 비유해 이른바 ‘송이버섯 세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밀수입된 북한산 송이버섯은 일본에서 중국산으로 둔갑해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일본 식료품점 직원의 말입니다.

일본 국내산과 수입 송이버섯은 색과 모양이 달라 구별이 쉽지만, 중국산과 북한산은 거의 비슷해서 눈으로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송이버섯은 맛이 달고 향이 좋은데다 항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의 대북 경제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이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핵실험까지 강행하자 대북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상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산 송이버섯의 사례에서 보듯이 북한상품의 밀수입을 막지 못한다면 대북 제재의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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