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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장관, ‘북한, 의도 갖고 방류한 듯’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오늘 (9일) 한국 민간인들의 인명 피해를 초래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해, “북한이 의도를 갖고 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지난 6일 새벽 취한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무단 방류와 관련해 이를 의도적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것은 저쪽에서 의도적으로 했다 자기들이 의도를 갖고 한 것으로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현 장관은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고, “하지만 의도적 방류가 어떤 의도인지는 여전히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현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북한이 대남 통지문에서 자신들이 방류를 했다고 한 만큼 사고나 실수에 의한 방류가 아니었다는 의미”라며 “수공인지 여부를 말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현 장관은 또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고 “북측의 책임 있는 당국이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이 지난 7일 급격한 수위 상승에 따른 조치였다고 통지한 해명에 대해 임진강 유역에 큰비가 내린 시점과 방류 조치한 시점 사이에 열흘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는 사고 당시 댐의 파손 등 기술적 문제 가능성에도 주목했지만 위성사진 판독 결과 그런 흔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한 군부가 이번 댐 방류에 모종의 정치군사적 의도를 갖고 개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강댐은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과 전력공업성, 그리고 한국과의 접경지역인 점을 감안해 군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군부가 방류에 개입했다는 물증은 아직 없지만 접경지역에 설치된 댐에서 대규모 수량을 방류하는 행위가 군사적으로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문 개방에 군부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대북소식통은 “댐 일부에 파손이 있어 방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방류 시점을 새벽으로 잡은 것은 북측이 한국 측, 특히 군의 대응체계를 시험하기 위한 복합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하지만 북측도 한국 민간인의 인명 피해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9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북한의 해명과 사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하면서도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이번 사태가 “수해가 아닌 테러”라며 북한을 맹비난했습니다.

“앞에서 항상 우리민족끼리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반미친북을 선동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같은 민족에게 이런 패륜적인 짓을 무모하게 저지르는 게 북한 정권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최근 북한의 전술적인 유화책, 평화공세에 저희가 흔들려선 안됩니다.”

윤 의원은 또 정부가 희생자 가족에게 배상을 하고 이후 북한에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문학진 의원도 북한의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 남북 당국 간 대화 단절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확실한 사과와 더불어 재발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와 더불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왜 벌어졌는가 상시적인 남북 간 소통의 부재, 이것이 또한 큰 원인이다라고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한국 군 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비군사적 도발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에 즉각 전파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군이 상정하고 있는 비군사적 도발 유형은 댐의 무단 방류와 어선 북방한계선 월선, 그리고 어선의 항로대 이탈 등입니다.

한편 이번 댐 방류로 강물이 불어나면서 실종됐던 한국 측 여행객 3명의 시신이 9일 추가로 발견돼 실종자 6명의 시신이 모두 수습됐습니다.

임진강 수난사고 현장지휘본부에 따르면 9일 오전 8살 이용택 군과 백창현 씨의 시신을 비룡대교 하류 5백 미터 지점에서 찾은 데 이어 임진강과 한탄강 합수 지점에서 이두현 씨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인양했습니다.

앞서 서강일 씨 등 3명의 시신은 지난 7일 발견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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