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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아시아 순방 통해 6자회담 내 미-북 대화 확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 특사가 한-중-일 3개국 순방을 마쳤습니다. 일부에서는 보즈워스 특사의 순방 이후 미-북 양자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보즈워스 특사의 한-중-일 순방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문) 보즈워스 특사는 지난 5월에도 한-중-일 3개국을 순방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순방의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답) 지난 5월 순방이 북한의 거부로 중단된 6자회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순방은 더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설득해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고 핵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이번 순방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6자회담 틀 안에서 미-북 양자대화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사실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에서 미-북 양자대화가 중점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6자회담 틀 안에서만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국무부도 보즈워스 특사가 이번 순방에서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 관리들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미리 못박았구요. 하지만 이번 순방을 계기로 미-북 양자대화가 더 적극적으로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문) 어떤 근거로 그런 전망이 나왔던 겁니까?

답) 우선 일본의 민주당 새 정부가 자민당 정부보다 미-북 양자대화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냐는 분석입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가 먼저 풀려야 한다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벗어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더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들어 미국인 여기자들과 개성공단 한국인 근로자를 석방하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는 등 유화적인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만큼, 한국과도 미-북 양자회담의 조건과 형식에 대한 논의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이런 관측에 찬물을 끼얹지 않았습니까?

답) 네, 보즈워스 특사가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동안 북한이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편지를 보냈죠. 우라늄 농축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플루토늄도 무기화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이에 대해서 보즈워스 특사는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는 오직 6자회담의 틀 안에서 6자회담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측이 이런 편지를 안보리에 보낸 의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북한 측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문)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존 대북 접근방식이 재확인됐다고 볼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에 대해 대화 노력과 제재를 병행해 간다는 미국의 입장이 보즈워스 특사의 이번 순방에서 재확인됐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이행에 대한 국제 공조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고위 당국자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 간다는 데 미국과 한국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그런데 보즈워스 특사가 일본에서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일본을 떠나기에 앞서 8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북한과 기꺼이 양자대화를 할 수 있지만 양자대화를 다자 간 대화의 대체물이라고는 어떤 식으로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보즈워스 특사와 만난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에 따르면 보즈워스 특사는 또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뜻을 보이지 않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미-북 양자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일본 측에 말했습니다. 사이키 국장은 특히 “북한의 최근 외교적 노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이와 함께 유엔 대북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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