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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비난 보도 크게 줄어’


최근 들어 북한 관영매체들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 등 대남 비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이 같은 변화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이후 북한이 취하고 있는 대남 유화 움직임의 하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3일, 최근 북한 관영매체들의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은 지난 달 23일 북한 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썼다”며 “하루 평균 10 차례가 넘었던 대통령 실명 보도도 차츰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이와 함께 “이전에 보도했던 내용을 재방송하는 경우에도 대통령 실명이 거론됐던 부분을 ‘남조선 당국’으로 바꾸거나 한국 정부를 격한 용어로 비난했던 표현을 바꿔서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의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난 달 27일 이후 이명박 대통령 실명 보도가 사라진 지 일주일 만인 3일 북한의 대외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은 ‘주택난을 통해 본 남조선 사회의 현실’이라는 재방송물에서 이 대통령을 ‘역적패당’으로, 한국 정부를 ‘괴뢰 집권당국’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런 간헐적인 대남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이후 북한 매체의 보도 태도가 대체로 유화적으로 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대외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당분간 이런 태도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계 복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 그런 차원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자제하겠죠, 그것은 전체적으로 남북 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라든가 또 일본의 새 정권 출범이라는 변수도 있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큰 틀에서의 노력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겁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 횟수가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북한 매체의 김 위원장 현지지도 보도와 관련해 “2일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함경북도 경성군과 명천군의 각종 사업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다룬 1백번째 보도”라며,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4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현지지도가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진 점이 지난 해와 다른 특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1백회 중 경제 분야가 36회로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의 경우 군사 분야의 현지지도가 절반을 넘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경제 분야 현지지도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경제 분야 위주로 늘어난 데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2년 경제대국 건설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인 대중 노력 동원 운동인 ‘1백50일 전투’을 독려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했습니다.

“150일 전투,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나름대로 천리마 대고조의 혁명적 정신을 가지고 150일 전투에 임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경제 분야에 대한 현지지도가 많았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양 교수는 더불어 김 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 이후 자신의 건재함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확인시키려는 대외전략적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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