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이란, 고수익 무기거래 관계 지속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이란으로 향하던 호주 선박에서 북한산 무기를 압류하면서 북한과 이란 간 불법 무기 거래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은 북한의 최대 무기 거래 대상국이며, 북한은 이 같은 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란은 북한산 무기를 구입하는 전세계 여러 나라들 가운데 가장 큰 고객이라고 미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가 말했습니다.

이란은 북한산 미사일의 첫 구매국이며, 북한이 스커드-B 미사일을 자체 배치하기 이전부터 북한으로부터 스커드-B 미사일을 사들였다는 것입니다. 이란은 지금도 북한이 제조하는 모든 미사일의 가장 큰 고객이라고 벡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는 특히 북한은 이란에 미사일 뿐 아니라 소형 무기와 경화기, 심지어 소형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를 판매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 연구원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과 이란의 군사관계가 방대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는 재래식과 비재래식 무기 판매 외에 탄도미사일 분야에서의 협력, 그리고 북한이 이란의 자금 지원으로 시리아에 원자로를 건설한 사례에서 보듯 핵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이란 간 이 같은 불법 무기 거래는 최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이란으로 향하던 호주 선박에서 북한산 무기를 압류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선적 서류상으로는 석유 시추장비로 돼 있었던 화물의 실제 내용물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 위반되는 북한산 로켓 발사기와 뇌관, 탄약 등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한과 이란 간 불법 무기 거래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또 이번에 압류된 북한산 무기의 규모는 두 나라 사이에 이뤄지고 있는 거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합니다.

북한과 이란 사이에 거래되는 불법 무기의 규모를 공식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란과의 불법 무기 거래로 매년 10억에서 2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브루스 벡톨 교수도 정확한 수치 산정이 어렵다면서도, 규모를 아주 적게 산정해도 북한은 매년 수억 달러의 수입을 거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또 이란은 무기 구입의 대가로 북한에 경화 뿐만 아니라 때로는 석유를 지급하기도 한다면서, 두 나라 관계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협력 관계라기 보다는 영리를 위한 사업적 관계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재래식 소형 무기 거래는 미사일과 핵 관련 물질이나 기술 거래와는 달리 지금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대북 유엔 제재 1874호의 이행으로 이런 상황은 달라지게 됐다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 거래가 지금까지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은 추적이 어려울 뿐 아니라, 거래를 제한하고 금지하는 국제 제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에 채택된 제재 결의 1718호에도 북한의 재래식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항목이 있었지만, 결의안 자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효력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제재 1874호에는 이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더 큰 의지와 실제 결의가 담겨있으며, 이번 아랍에미리트 건은 이를 잘 반증하는 사례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존 볼튼 전 대사는 아랍에미리트 (UAE) 정부가 이란으로 향하던 북한산 무기를 압류한 것은 북한과 이란 모두에게 경고가 되는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불법 무기 거래는 북한의 생존의 문제로, 북한은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북한이 유엔 결의를 준수하지 않을 것임을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대사는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과의 어떤 합의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