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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민간단체 관계자, ‘북한 올해 작황 우려’


북한의 올해 농작물 상태가 비료 부족으로 인해 좋지 않으며, 수확량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국 내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한국 측의 식량 지원을 바란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올해 수확량이 비료 부족으로 인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주민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북한 양강도와 평안남도 중화군 등을 다녀온 월드 비전 관계자는 31일 "비료가 부족한 탓에 벼를 비롯해 옥수수나 밀 등 다른 작물 상태도 좋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비료 공급이 2년째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에서 비료를 자체 생산한다고 하지만 이 상태로라면 올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쯤이면 벼가 잘 자라줘야 될 계절인데도 불구하고, 비료 부족한 티가 많이 나타나더라구요. 이대로라면 알곡이 잘 못 달릴 수 있고, 수확량도 현저히 떨어질 수 있고, 지역마다 편차가 되게 심한 것 같았습니다. 벼도 그런데 다른 옥수수니, 감자니 밀이니 이런 건 더 말할 것도 없죠."

월드 비전 관계자는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지난 7월에 큰 비가 내렸지만 별 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들었다"며 "최악의 상황은 면한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방북하고 돌아온 대북 지원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홍상영 국장도 "올해의 경우 기상 상태도 좋고 태풍 피해도 없어 작황이 좋아야 하는데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쯤 되면 나락에 이삭이 피면서 색깔도 녹색도 짙고 새가 왕성해야 하는데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작황이 연노랑색으로, 작황 상태가 고르게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홍 국장은 "비료나 영농 물자가 우선 지급되는 평양 외곽 상태만 확인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9년 이후 거의 매년 한국 정부로부터 30만t 규모의 화학비료를 지원 받아 왔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비료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그동안 산악지대에서 주로 재배하던 감자를 평야지역으로 확대 재배하는 등 식량난 완화를 위해 감자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드 비전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들이 평야지대에서도 감자를 재배하자고 제안해 와 평양 인근에 협력농장을 만들어 기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3일 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이 우회적으로 대북 식량 지원을 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측 대표단은 회담장에선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 언급했지만 대표단 만찬 등 비공식 접촉에서 쌀 문제를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쌀 지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빈손으로 왔냐'고 물어보는 등 한국 정부의 식량 지원이 중단된 상황에서 쌀 수급 문제가 시급한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을 제외하고 매년 쌀 40만에서 50만t을 차관 형식으로 북측에 제공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북한 식량 상황이 지난 해에 비해 낫다고 보고 현재로선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을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도 지난 해에 비해 내려간데다 시장 쌀 가격도 4천원까지 급등했던 지난 해에 비해 올해2천1백원 선으로 안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추곡 전인 8월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지가 1년 중 북한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특히 한국으로부터 매년 들어가던 비료가 들어가지 않아 비료난이 절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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