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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자 회담국 협의 후 양자회담 추진 가능성’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양자회담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미국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기 전에도, 나머지 당사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양자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최근 북한의 유화적인 움직임으로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담이 다시 열리기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동의하고 비핵화 합의와 의무를 존중해야만 대화를 재개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6자회담이 끝났다고 선언한 이후, 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미-북 간 양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인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입장을 바꿔 양자회담에 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양자회담을 위한 조건을 높게 설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상자에 가둔 셈이 됐으며, 이는 과거 부시 행정부가 처했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페퍼 국장은 이어 현재 공은 미국 쪽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정책을 바꿔 북한과 대화를 재개했지만 외부적으로는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고, 오바마 행정부의 선택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소재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미국이 6자회담 나머지 당사국들과의 협의를 거친 뒤, 양자회담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의 핵 관련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협상장에 마주 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초청했기 때문에 결정은 미국이 내려야 하는 상황이며, 중국 등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미-북 양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미국이 협상을 원한다면 양자로 시작해야 한다며, 미국은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위한 회담임을 강조하고 북한은 침묵하는 식으로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설사 미-북 간 양자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 복귀할 때까지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보수성향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양자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북 핵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계획이 없다는 국무부의 발표와 달리 앞으로 몇 주 안에 미-북 간 양자회담이 이뤄져도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양측의 극명한 입장 차이 때문에 돌파구가 마련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최근 유화적인 움직임으로 오바마 행정부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제재 국면을 전환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면서, 하지만 양국 정부 모두 국면을 전환할 조짐은 없으며 특히 미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이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재단 산하 미한정책연구소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도 워싱턴에는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너무 빨리 입장을 바꿔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힐 경우 오히려 더 큰 비난에 시달릴 것이라면서, 현재 더 많은 압박을 느끼는 쪽은 제재에 직면한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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